[상상想商①칩 꾸아프]매년 30개씩 설립되는 프랑스 중저가 미용실 체인 한국서 론칭

착한 가격에 스타일 앞세워 ‘미용계의 유니클로’ 별명
“꾸준한 미용 교육훈련이 성장 배경”…가맹점 모집 나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당신의 개성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커트(cut)를 할 수 있는 곳. 머리가 길든 짧든, 염색이든 천연이든 상관없이 자연미를 연출해주는 곳. 전문가용 로레알(L'Oréal) 및 케라스타즈(Kérastase) 샴푸를 쓰는 등 품질을 앞세우는 곳, 예약 없이도 찾아갈 수 있는 미용실”

프랑스 컨벤션사무국의 공식웹사이트인 파리인포(Parisinfo)에 소개된 파리에서 가볼만한 장소 가운데 하나다. 전시회 업무로 프랑스에 들린 관계자들에게 기분좋은 가격으로 빠른 시간 내에, 그렇지만 스타일리쉬한 커트를 할 수 있는 곳으로 당당하게 안내받는 미용실인 셈이다. 그곳의 이름은 칩(TCHIP)이다. 프랑스 뿐 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미용실 프랜차이즈다.칩은 1996년 론칭했다. 짧은 시간 안에 머리를 자르면서도 스타일을 유지하려는 수요를 겨냥해 출범한 미용실 브랜드다. 인기는 폭발적이다. 정확히 1년 만인 1997년에 프랑스에서 30개 프랜차이즈가 생겼고 출범 3년만인 1999년에는 100호점이 문을 열었다. 다시 3년 뒤인 2002년에는 200호점이 개설됐고 지난해는 600개를 넘어섰다. 매년 꾸준히 30개의 프랜차이즈가 늘어난 셈이다.

칩 프랜차이즈는 프랑스에만 머물지 않고 해외에도 설립됐다. 미국, 러시아, 벨기에, 리야드, 두바이 등 30곳에 진출해 있다. 올해에는 한국에서도 칩 프랜차이즈를 만날 수 있다. 칩 프랜차이즈 모기업인 보그(VOG)그룹측과 그동안 꾸준한 교류를 통해 론칭 준비를 해온 플랑크타임(대표 정성환)이 법인을 설립해 한국에서 가맹점 사업에 나선다. 1분기 안에 7~9개의 프랜차이즈가 개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이름은 ‘칩 꾸아프(TCHIP COIFFURE)이다. 꾸아프는 미용실을 뜻하는 불어다.

◆보그,세계 4대 뷰티살롱 글로벌 기업
정성환 대표는 “칩 프랜차이즈는 말 그대로 기분좋은가격으로 시술을 받지만 품질을 유지해야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며 “쉽게 표현하면 의류의 유니클로, 가구의 이케아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칩 프랜차이즈의 모기업인 보그 그룹이 성장해온 역사를 되짚어 보면 그의 설명을 이해할 수 있다.
보그 그룹의 창업자는 프랑크 프랑수와(Franck Francois)다. 그는 세계적인 패션 잡지 보그(VOGUE)의 컬러리스트 출신이다. 여성의 미적 감각을 연출하는데 남다른 재능을 보인 그는 1979년 미용실(살롱)을 차려 미용업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3년간의 현장경험을 살려 1982년 보그(VOG)라는 미용실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선보인다. 보그 잡지이름에서 브랜드를 따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그 프랜차이즈는 짙은 개성을 추구하는 헤어살롱이다. 프랑스에 90여개의 매장을 두고 있는데도 뉴욕 스타일을 선보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보그 프랜차이즈에 이어 나온 칩 프랜차이즈는 예약 없이도 찾아 갈 수 있는 미용실인데다 가격도 저렴해 매장수가 가장 많다. 2002년에는 럭셔리 헤어살롱인 끌로드 막심(CLAUDE MAXIME)이 탄생한다. 끌로드 막심은 프랑스에 매장 4개만 둘 정도로 고급 헤어살롱으로 알려져 있다.칩꾸아프, 보그, 끌로드 막심 등 3개의 브랜드와 함께 보그 그룹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미용 교육을 전담 진행하는 포뮬라(FORMUL’A)이다. 각각의 브랜드에 속해 있던 교육 아카데미를 합쳐 포뮬라 브랜드로 단일화한 것이다. 포뮬라 아카데미는 파리를 비롯해 릴(Lille) 리옹(Lyon) 보로도(Bordeaux) 등 4곳에 위치하며 매년 보그 그룹 소속 3,000여명의 종사자들이 선진화된 미용 기술 뿐 만 아니라 매장운영 기법까지 배우고 있다.

보그그룹이 교육에 남다른 신경을 쓰는 이유가 있다. 프랑크 프랑수와 창업자는 “교육 훈련이야 말로 미용 비즈니스의 핵심역량”으로 선언하고 미용기술의 완벽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용기술을 통해 3개 브랜드마다 각각의 독특한 트렌드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게 그의 경영철학으로 꼽힌다.

보그그룹은 칩꾸아프 프랜차이즈의 성공에 힘입어 프랑스에만 700여개 매장을 구축하면서 자산 및 매출기준 1위 미용그룹으로 도약했다. 세계적으로도 미국의 레지스(Regis), 프랑스의 프로발리앙스(Provalliance) 및 데상쥬(Dessange)와 함께 4대 뷰티살롱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했다.◆한국에서 칩 프랜차이즈의 포지셔닝은?
뷰티살롱 글로벌 기업들은 그룹 산하에 여러 브랜드를 두고 있다. 프로발리앙스의 경우 그룹 모태가 된 프랑크 프로보(Franck Provost)를 비롯해 장 루이 다비드(Jean Louis David) 파비오 살사(Fabio Salsa) 브랜드가 유명하다. 데상쥬 그룹에선 데상쥬파리 및 카미유 알반(Camille Albane)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프랑스의 유명 브랜드가 국내에 소개되기도 했다.

보그그룹의 브랜드에서 칩 꾸아프는 이번에 국내에 첫 선을 보인다. 기존 브랜드와 차별화 전략을 들고 나왔다. 우선 칩 꾸아프의 경영전략에 부응해 교육에 치중할 계획이다. 교육청에 교육기관 인가도 받아 놨다. 미용 프랜차이즈에서 교육인가를 받은 것은 처음이란 평가다. 정성환 대표는 1999년 교육의 메카인 서울 신사동 비전21 미용 재교육 아카데미를 출발점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역시 교육을 중시하는 보그그룹과 협력하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육내용도 기존의 주입식에서 탈피한다. 고객에게 배꼽인사를 해야만 친절한 게 아니라 칩 프랜차이즈 미용실을 찾는 고객에 편안함을 줄 수 방식을 동영상으로 전파한다. 매장 종사자가 고객에게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표정으로 처리한 보그 그룹 특유의 동영상 매뉴얼이다. 티 원(T-one)서비스라고 한다. 고객이 미용실 문을 열고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의 서비스 매뉴얼이다. 바닥에 떨어진 고객의 머리카락을 절대 밟지 말라는 내용도 있다. 그 머리카락도 여전히 고객신체의 일부라는 인식에서다. 다시 말해 고객의 개성을 포함한 인격을 중요시 하는 것이 칩꾸아프의 교육철학이라고 한다.

칩 꾸아프는 9가지 교육과정을 준비해 놓고 있다. 가맹점을 낼 때는 2주간 교육을 꼭 받아야 하고 트렌드 스타일교육 등은 단기 코스로 진행할 예정이다. 가위가 아니라 클리퍼(일명 바리깡)로 머리카락을 커트하는 스페셜 교육과정 및 칩 꾸아프의 포뮬라 아카데미를 이수하는 해외연수도 마련돼 있다.

정성환 대표는 “교육을 통해 자기 고집이 아니라 고객에 맞는 개성을 연출하는 헤어 디자이너로 의식을 바꿔 나가고 거기에 맞는 미용기술을 구사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며 “심플한 커트와 화학 시술이 이뤄지는 게 초점”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가맹점 개설비용 및 조건
프랑스에서 칩 프랜차이즈 미용실을 찾는 고객 수는 월 45만 여명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기준 프랑스 칩 매장수가 560개인 것을 감안할 때 매장당 고객 수는 매달 800명을 웃도는 셈이다. 한국에서도 고객 수 창출을 목표로 가맹점 모집에 나섰다. 고급 손님이 갑자기 빠져 나가면 매출이 급락하는 구조보다는 신규 고객창출에 더 신경을 쓰겠다는 입장이다.

면적 15평에 종업원 2명을 두는 조건이라면 가맹점으로 안성맞춤이다. 가맹비용은 1,000만원이고 초도 상품비는 700만원이다. 100% 전문가용 프랑스 로레알, 네덜란드 컨(KEUNE) 및 블렌트(BLEND)제품만 쓰고 샴푸할 때 그 제품을 고객의 신뢰를 위해 눈에 띠게 배치하는 것은 물론 고객 눈 앞에서 약 조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인테리어비는 평당 150만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이미지를 구현하는 인테리어 공사를 추천하고 있다. 집기 등 설비비는 1,000만원이다. 총 비용은 15평 매장기준으로 5,450만원으로 예상된다.가맹사업본부 박창섭 본부장은 “현재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점주라도 칩 꾸아프 특유의 교육을 통해 의식을 바꿀 준비가 돼 있다면 칩 프랜차이즈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맹사업본부가 있는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 바로뒷편 대평빌딩 4층을 방문하면 교육장도 안내받을 수 있다. < 문의: (02)743-2221. www.tchip.kr >
한경닷컴 김호영 기자 e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