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키운 애플, 왕좌 복귀…삼성, 3년 만에 단독 1위 뺏겨

4분기 스마트폰 판매 7450만대 vs 7450만대

삼성 점유율 10%P 하락
애플은 2350만대 더 팔아
미국 애플이 세계 스마트폰 왕좌를 되찾았다. 작년 4분기(10~12월)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2011년 3분기 애플을 제치고 1위에 오른 삼성전자는 3년여 만에 추월당할 위기다. 애플의 재도약과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의 거센 추격 속에서 삼성전자의 왕좌가 위태롭다는 분석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작년 4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이 나란히 7450만대를 팔아 공동 1위를 기록한 것으로 29일 집계했다. 애플은 지난 27일 “4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7450만대”라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을 발표했지만 정확한 스마트폰 판매량은 공개하지 않았다. 전화회의(콘퍼런스콜)에서 “4분기 휴대폰 판매량이 9500만대였으며 이 가운데 스마트폰 비중은 70%대 후반”이라고만 밝혔다.

공동 1위지만 사실상 ‘애플의 승리’라는 평가다. SA 집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8600만대)보다 1150만대 줄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29.6%에서 19.6%로 10%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애플 판매량은 2350만대 늘었다. 점유율은 2%포인트 상승했다. 3위와 4위는 중국의 레노버와 화웨이였다. 점유율은 6.5%와 6.3%를 기록했다. 작년 3분기 3위와 4위를 차지한 샤오미와 LG전자는 4위권 밖으로 밀렸다.

삼성전자는 2011년 3분기 이후 계속 1위 자리를 지켜왔다. 2013년엔 애플과 점유율 격차가 두 배 이상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갤럭시S5 등 주력 제품 판매가 부진한데다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현지 브랜드의 도전으로 점유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삼성전자의 입지가 위태로워짐에 따라 신제품 갤럭시S6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오는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를 공개한 뒤 3월 말부터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고급형 스마트폰엔 특화 기능을 적용하고 중저가형은 디자인을 강화해 1위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