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영입해 콘텐츠 質 높이고 타깃 명확해야"

여성시대 톡톡방 (5) 김영중 YJ컴퍼니 대표가 전하는 콘텐츠 기획 비법

소비자층과 공감 중요
유통·마케팅 등 분업하고 시장조사 보수적 접근을
이강우 씨(홍익대 경영학과·왼쪽 첫 번째)와 최세헌 인트윈컴퍼니 대표(두 번째), 박경진 씨(홍익대 산업공학과·네 번째)가 김영중 와이제이컴퍼니 대표(세 번째)로부터 콘텐츠 기획 노하우에 대해 조언을 듣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김영중 와이제이컴퍼니 대표는 1988년 국내 최초의 순정만화 전문잡지 르네상스 창간 멤버다. ‘국내 만화잡지 1세대’로 꼽히는 인물이다. ‘풀하우스’ ‘프린세스’ ‘붉은매’ ‘비타민’ 등 유명 순정만화 히트작을 냈고, 학습놀이북을 개발하는가 하면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으로 만화의 영역을 확장시켰다.

김 대표와의 ‘톡톡방’에는 강연 콘텐츠 공유 및 강사 매니지먼트 플랫폼을 운영하는 최세헌 인트윈컴퍼니 대표, 대학생 박경진 씨(홍익대 산업공학과)와 이강우 씨(홍익대 경영학과)가 참여했다. 세명 모두 남성인 이들은 “김 대표로부터 콘텐츠 기획 노하우에 대해 듣고 싶다”며 톡톡방 참여를 신청했다.◆“전문성·대중성 다 잡아야”

박씨는 “전국에 있는 전통주 스토리와 특징을 영상, 웹툰, 소설 등의 콘텐츠로 전달하고 싶은데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콘텐츠 기획 단계부터 우선적으로 고려할 점을 알려 달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수박 겉핥기식으로는 기획할 수 없다”며 “전문가를 영입해 콘텐츠 깊이와 신뢰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전에 막걸리 만화를 기획할 때 제일 먼저 한 게 9개월 동안 전통주가에 가서 코스별로 공부한 것”이라며 “필요하면 내가 도움을 받았던 박록담 한국전통주연구소장을 연결시켜 주겠다”고 덧붙였다.최 대표는 “심리학과 보디랭귀지 등 비(非)언어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강연을 어떤 형태로 전달하면 좋을지 고민”이라며 “특화된 콘텐츠도 대중화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김 대표는 “특화 콘텐츠인 미생이 흥행에 성공한 것은 전문성과 대중성을 다 잡았기 때문”이라며 “콘텐츠 기획이란 깊이 있는 내용을 얼마나 쉽게 대중에 알릴지를 연구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콘텐츠 기획은 마치 피카소의 그림과 같다”며 “겉으론 단순해 보이지만 완벽하게 안정감 있는 분할로 구성된 그림처럼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타깃층 명확히 해야”

김 대표는 기획할 때 중요한 사항으로 “어느 소비자층을 겨냥할 것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씨가 “젊은 층과 중장년층에 어떻게 동시에 접근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묻자 김 대표는 “기획자 욕심대로 다 하려면 안 된다”고 답했다. “내가 기획하려는 게 대중적인 것인지, 어떤 연령층과 성별 취미 직업을 가진 사람을 타깃으로 할 것인지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박씨가 “젊은 층에 전통주를 알리기 위해 자극적인 노이즈 마케팅을 고민 중”이라고 말하자 김 대표는 “마케팅에서 중요한 점은 처음부터 무겁고 깊이 있는 내용을 다 전달하려고 하면 안 된다는 것”이라며 “처음에는 공감할 수 있게 끌어들인 뒤 단계별로 깊이 있는 콘텐츠, 차별화된 스토리를 들려줄 수 있도록 중장기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수적 접근 필요”

김 대표는 “시장 상황을 낙관적으로만 봐선 안 된다”며 “타깃 소비자의 성향을 분석할 때 O, X뿐 아니라 △표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분명한 성향이 있거나 언제든지 마음이 돌아설 수 있는 소비자층까지 고려해 제품이나 콘텐츠를 세상에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이씨는 “타깃층을 명확히 하고 시장조사부터 해야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이 떠올라 매우 유익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일단 잘 아는 퓨전 주점에 같이 가서 젊은 층이 좋아하는 분위기와 안주류부터 같이 연구해 보자”며 이들과 약속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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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