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너무 앞서 달린 주가…호실적에도 '풀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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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이 지난해 4분기 호실적을 발표하며 기대에 부응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힘이 빠진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높아진 주가 수준을 지적했다.
3일 오후 1시30분 현재 고려아연은 전거래일보다 5500원(1.26%) 내린 43만500원을 기록 중이다. 한때 2%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호실적인데 '매수'는 아직…투자의견 잇따라 '중립'
고려아연은 전날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8.9% 증가한 1939억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1% 늘어난 1조2684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였던 1808억원을 7.2% 웃돌았다.
증권가는 그러나 고려아연의 호실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최근 높아진 주가수준에 대해서는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특히 이날 고려아연에 대해 분석보고서를 발표한 증권사 중 4곳은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KDB대우증권 하나대투증권 미래에셋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이 평가한 고려아연의 현재 주가는 올해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15~16배 수준이다.
PER은 현재 주가를 1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수치로, 배수가 클수록 수익성에 비해 주식이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다.
◆증설 기대감 선반영…"추가 상승은 제한적"고려아연의 높은 주가수준은 증설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고려아연은 연말 제2비철단지 증설이 완료됨에 따라, 내년부터 신규 판매물량이 매출에 반영될 예정이다. 생산량은 연과 은이 각각 기존보다 43%와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른 매출총이익 증가분은 2000억원 수준.
고려아연 주가는 증설 기대감이 꾸준히 반영되면서 지난해 28% 상승했다. 올 들어서는 실적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주가는 지난달 23일 45만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다시 쓰기도 했다. 전승훈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내년 이익 증가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며 "증설 완료 후 판매량 증가가 시작되더라도 기대만큼 주가 상승세는 빠르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기대 이상의 실적에도 단기적으로 관망하는 투자전략이 불가피하다는 조언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말로 예정된 양적 성장과 최근 안전자산 선호 확대에 따른 금 가격 회복은 이미 주가 수준에 반영돼 있다"며 "올해 금속 가격도 보수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
3일 오후 1시30분 현재 고려아연은 전거래일보다 5500원(1.26%) 내린 43만500원을 기록 중이다. 한때 2%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호실적인데 '매수'는 아직…투자의견 잇따라 '중립'
고려아연은 전날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8.9% 증가한 1939억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1% 늘어난 1조2684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였던 1808억원을 7.2% 웃돌았다.
증권가는 그러나 고려아연의 호실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최근 높아진 주가수준에 대해서는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특히 이날 고려아연에 대해 분석보고서를 발표한 증권사 중 4곳은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KDB대우증권 하나대투증권 미래에셋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이 평가한 고려아연의 현재 주가는 올해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15~16배 수준이다.
PER은 현재 주가를 1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수치로, 배수가 클수록 수익성에 비해 주식이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다.
◆증설 기대감 선반영…"추가 상승은 제한적"고려아연의 높은 주가수준은 증설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고려아연은 연말 제2비철단지 증설이 완료됨에 따라, 내년부터 신규 판매물량이 매출에 반영될 예정이다. 생산량은 연과 은이 각각 기존보다 43%와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른 매출총이익 증가분은 2000억원 수준.
고려아연 주가는 증설 기대감이 꾸준히 반영되면서 지난해 28% 상승했다. 올 들어서는 실적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주가는 지난달 23일 45만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다시 쓰기도 했다. 전승훈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내년 이익 증가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며 "증설 완료 후 판매량 증가가 시작되더라도 기대만큼 주가 상승세는 빠르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기대 이상의 실적에도 단기적으로 관망하는 투자전략이 불가피하다는 조언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말로 예정된 양적 성장과 최근 안전자산 선호 확대에 따른 금 가격 회복은 이미 주가 수준에 반영돼 있다"며 "올해 금속 가격도 보수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