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독일 전문 변호사, 韓·獨 양국 기업 법인설립 컨설팅·M&A 도맡아

우리는 맞수 (16)

박정택, M&A분야서 국내 최고
신희강, 법인진출·설립 자문역할
황백림, 獨기업 국내진출 도우미
국내 로펌은 유럽에서 영미권 로펌과 경쟁하기가 어려워 유럽 비즈니스를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는다. 그러나 유럽 국가 중에서도 국내 로펌이 해당 국가 변호사를 영입하고 관련 팀을 꾸리는 등 꾸준하게 투자 대상으로 삼는 곳이 있다. 바로 유럽 경제의 중심지인 독일이다. 독일은 국내 대형 로펌의 유럽 비즈니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로펌 가운데 독일팀을 따로 꾸린 곳은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태평양이다. 김앤장에서는 박정택 변호사(사법연수원 24기)가 1998년 김앤장에 합류한 뒤 2005년부터 독일팀장을 맡아왔다. 박 변호사는 대일외국어고에서 독일어를 전공했고 이 학교 개교 이래 처음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하며 이 분야에 발을 들였다. 이후 양국을 오가며 왕성하게 활동해 2012년 노동법 및 독일 관련 인수합병(M&A) 분야에서 세계적 법률시장 평가기관인 체임버스 앤드 파트너스가 선정한 ‘한국 최고 변호사’로 뽑혔다.박 변호사는 “독일에는 하이테크 강소기업이 많아 한국 기업이 현지에 진출해 이들을 M&A하는 일이 자주 있다”며 “김앤장은 현대중공업이 2011년 독일의 강소 금속업체 야넬을 인수할 때나 두산그룹이 같은 해 독일 발전설비업체 AE&E를 인수할 때 컨설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강소기업뿐만 아니라 독일의 세계적 금속 가공업체 콘티넨탈과 SK이노베이션이 2012년 합작법인을 설립할 때도 김앤장이 법률 자문을 담당했다”고 전했다.

태평양에서는 신희강 변호사(23기)가 독일팀장을 맡고 있다. 신 변호사는 금융을 주력 분야로 삼으면서도 어린 시절 독일에서 살았던 경험을 살려 1997년 태평양에 들어올 때부터 독일 업무도 함께 맡아왔다. 태평양은 광장에서 일하던 서원민 독일변호사를 지난해 스카우트했고 한민오 변호사를 2012년 영입하는 등 최근 들어 독일 업무 비중을 키웠다. 서 변호사는 독일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졸업했으며 한 변호사는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독일에서 보냈다.

신 변호사는 “지난해 포르쉐가 한국법인을 설립할 때 컨설팅했고, 2013년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에서 유로파이터 제조사인 카시디안의 입찰 참가도 지원했다”며 “2011년 한국전력과 우데(독일 최대 철강회사인 티센크루프의 자회사)가 서울에 합작사를 설립할 때도 컨설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팀원이 모두 독일과 한국에서 교육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언어·문화적인 면에서도 양국 연결 비즈니스를 하는 데 유리하다”고 덧붙였다.세종에서는 황백림 독일변호사가 독일 업무를 맡고 있다. 세종은 독일팀을 따로 꾸리지 않고 유럽팀 안에서 일이 있을 때마다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방식인데 황 변호사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황 변호사는 독일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마쳤고 2007~2012년 지멘스 사내변호사로 일한 뒤 세종에 합류했다. 황 변호사는 “기업 자문을 주로 하는데 그중에서도 M&A 업무 비중이 크다”며 “다른 로펌은 한국 기업의 독일 진출 컨설팅을 더 많이 하는데 세종은 독일 기업의 한국 진출 업무를 더 많이 해온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