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비전' 밝힌 슈틸리케 "FIFA랭킹 30위 목표"

6일부터 유럽으로 휴가 떠나
“한국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0위 안에 들도록 이끌고 싶다.”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호주 아시안컵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을 준우승으로 이끈 울리 슈틸리케 감독(독일·사진)이 밝힌 비전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선수들이 이번 아시안컵에서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기술적으로는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슈틸리케 감독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같은 주변국도 아시아 안에서만 서로 남들이 뭘 하는지 신경을 많이 쓴다”며 “축구를 선도하는 유럽의 모델을 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호주와의 결승전을 예로 들었다. 예선전과 달리 대등한 점유율을 보이고도 패배한 점을 꼬집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점유율을 높이더라도 위협적인 장면을 창출하지 못하는 것이 한국 축구의 문제점”이라며 “의미 없이 볼을 돌리고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유소년 때부터 즐기는 축구를 통한 기술력 향상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또 “아시안컵에서 5연승을 했기 때문에 랭킹이 많이 올라갈 것”이라며 “50위 안에 든다고 만족할 수 없고 장기적으로 봐서는 30위 안에 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인 목표에 대해 “한국에서 축구가 더 중요한 일이 되길 바란다”며 “사람들이 정치, 경제, 자기 업무뿐만 아니라 축구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슈틸리케 감독은 6일부터 휴가를 떠난다. 대한축구협회는 “슈틸리케 감독이 6일 출국해 2월 말이나 3월 초 귀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귀국일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다음달 7일 K리그 클래식이 개막하기 전에는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스페인과 독일 등 유럽에서 휴가를 보낼 계획이다. 그는 한국에 상주하되 비시즌에는 기간을 정해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협회와 계약했다. 대표팀 감독을 섭외할 때 후보자 중에는 유럽에 상주하며 대표팀을 지휘할 때만 한국에 오겠다고 해 협상이 결렬된 경우도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귀국 후 3월 예고된 FIFA A매치 데이에 열릴 평가전을 준비할 예정이다. K리그 경기를 둘러보며 새로 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는 재목을 발굴하는 작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