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립튼 IMF 수석부총재 서울대 강연 "한국, 소득 재분배 위한 재정정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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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 심해지는 나라
경제성장도 더딘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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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튼 부총재는 4일 서울대 금융경제연구원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소득 불평등과 재정정책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한국의 소득 불평등 현상을 지적했다.그는 “국가 간 불평등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지만 개별 국가 내에서의 불평등은 커지고 있다”며 “특히 한국은 소득 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세후)가 1990년 0.26에서 2010년 0.31로, 상대적 빈곤율은 9%에서 15%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립튼 부총재는 또 같은 기간 한국의 중산층(중위소득 50~150%) 비중이 75.4%에서 67.5%로 낮아진 점을 들며 “한국의 소득 불평등 심화가 중산층을 축소시키고 사회적 이동성(social mobility)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립튼 부총재는 이 같은 소득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재정정책의 재분배 기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득 하위 20% 가구의 수입 증가는 GDP(국내총생산) 증가율을 높이는 반면, 소득 상위 20% 가구의 수입 증가는 GDP 증가율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수십년간 많은 국가의 사례를 살펴본 결과 흥미롭게도 불평등이 심해지는 나라는 성장이 느렸지만 불평등이 덜한 나라는 상대적으로 빨리 성장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립튼 부총재는 한국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GDP 대비 사회복지 지출이 매우 낮은 수준이며 재정정책의 재분배 효과도 선진국 중 최저 수준인 점을 예로 제시하며 “한국도 재분배를 위해 공공 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