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란 편한대로 필요한 것만 기억하는 게 아냐"

알렉시스 더든 美 코네티컷대 교수
아베 역사왜곡 반대 집단성명 주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과거사 왜곡 시도에 반대하는 미국 역사학자 19명의 집단성명을 주도한 알렉시스 더든 미국 코네티컷대 교수(사진)는 5일(현지시간) “역사란 편한 대로 취사선택해 필요한 것만 기억하는 게 아니다”고 밝혔다. 더든 교수는 이날 한국 특파원들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의 미국 역사 교과서 수정 압력으로 학술의 자유가 지금 위기에 놓여 있다”며 “이것은 결코 ‘일본 때리기’가 아니라 위안부 문제를 연구하고 저술 활동을 하는 일본과 한국, 필리핀, 호주, 인도네시아 학자들과의 전문가적 단결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된 역사적 기술은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사실로 받아들여져 왔다”며 “정치적 이유로 특별한 역사적 사실과 관련한 저술이나 교습을 변경하려고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이번 집단성명의 중요성을 설명했다.더든 교수는 “아베 총리는 오랫동안 검증된 역사를 편의적인 국가의 기억으로 대신하려는 정치인”이라며 “아베 총리는 기억과 역사가 다른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지금 아베 총리의 과거사 관련 발언은 무라야마 담화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다”며 “(오는 8월 2차대전 종전 70주년을 맞아) 미국은 일본이 과거의 침략전쟁과 식민지배를 사죄한 1995년 무라야마 담화를 반드시 지지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하고 시카고대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은 더든 교수는 미국의 대표적 동북아 역사 전문가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