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재광 평택시장 "평택시민 10만명 일자리 걸린 일 마냥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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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길거리 세일즈 나선 공재광 평택시장“쌍용자동차는 평택시민 45만명 중 협력업체를 포함해 10만명의 일자리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기업이 잘돼야 일자리가 늘고, 평택시와 시민도 더 행복해지지 않겠습니까.”
주변서 말렸지만 피켓들고 쌍용차 정상화 위해 앞장
"마지막 홍보지는 제주"
공재광 평택시장(51)은 요즘 전국 주요 도시의 거리에서 쌍용차 판매 촉진에 나서고 있다. 그의 목엔 ‘쌍용자동차 신차 티볼리(TIVOLI) 출시, 평택시민과 함께 응원합니다’라는 피켓이 걸려 있다. 서울 광화문, 대전역 서광장, 동대구역사거리 등 사람들이 몰리는 곳에서 홍보 활동을 벌였다. 창원광장 앞 교차로에서도 세일즈에 나선다.공 시장은 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쌍용차를 위해서라면 전국 어디든 달려가 피켓을 들 수 있다”며 “지역경제를 살리는 일은 시민이 시장에게 부여한 가장 중요한 책무”라고 말했다.
그가 처음 쌍용차의 신차 티볼리를 직접 홍보하겠다고 했을 때 한편에선 걱정도 있었다. 상품 판촉은 9급으로 공직에 들어와 일해온 공 시장으로선 낯선 경험이기 때문이다. ‘추운 겨울에 정말 잘할 수 있겠느냐”며 만류하는 사람도 있었다.
공 시장은 지난해 평택시장 선거 때를 떠올리며 자신감을 키웠다. 직접 거리에서 피켓을 들고 지지를 호소해 효과를 봤던 선거운동 방식을 쌍용차 판촉에 적용하기로 한 것.“제가 직접 피켓을 들고 거리에서 시민을 만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때마침 김인식 평택시의회 의장도 공감해줘 함께 나서기로 했죠.” 이때부터 공 시장은 김 의장과 함께 피켓을 들고 티볼리 홍보활동을 벌였다.
시민들의 호응은 예상보다 컸다. 공 시장은 “혼자 서서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본 사람들이 처음엔 ‘쌍용차 직원이냐’고 물었다”며 “나중에 평택시장이란 사실을 알게 된 시민들이 ‘열심히 하라’며 격려해줘 이젠 자신감이 넘친다”고 말했다.
쌍용차 정상화를 위한 공 시장의 노력이 알려지면서 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전국에서 많은 응원 메시지가 들어오고 있다. 공 시장은 거리 판촉 외에 직접 관공서를 찾아다니며 티볼리를 관용차로 구매해달라는 요청도 하고 있다. 평택시는 13대의 관용차를 티볼리로 교체했다. 그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구매를 검토하고 있다고 귀띔했다.쌍용차 정상화는 공 시장은 물론 평택 지역경제의 시급한 현안이다.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 측은 자동차 판매가 확대되면 2009년 해고됐던 이 회사 직원들을 단계적으로 복직시키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공 시장의 노력에 해고 노동자들도 조금씩 마음을 열고 있다. 지난달엔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등을 만나 판매 확대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제안했고, 해고 노동자들도 적극 돕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공 시장은 전했다.
공 시장은 세일즈의 마지막 장소인 제주에서는 특별한 이벤트를 구상하고 있다. 제주에 살고 있는 가수 이효리 씨와 함께 세일즈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씨에게 SNS를 통해 제안한 뒤 함께 세일즈를 할 수 있다면 티볼리 홍보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평택=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