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마을 자치회관에 웬 고급양주·골프채…

강남구, 철거 과정서 발견
"토지주·자치회 간부 등이 개인 주택으로 불법 사용"
서울 최대 무허가 판자촌인 구룡마을 개발을 놓고 강남구가 구룡마을 일부 토지주들을 공개 비난하며 전면전을 선언했다.

강남구는 지난 6일 시도했다가 무산된 구룡마을 주민자치회관 철거는 정당한 공무집행이었다는 입장을 9일 발표했다. 구는 “주민자치회관은 당초 농산물직거래 매장으로 신고됐으나 토지주 사무실과 주민자치회 간부 주택으로 불법 용도 변경해 사용하고 있어 지난해 말부터 시정요구를 해 왔다”고 이날 밝혔다. 구는 이어 “건물주가 이재민 6가구 16명이 거주하고 있다며 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했지만 지난달 31일자로 이재민 전원이 이주했고 주민자치회관에 거주하는 다른 주민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행정대집행 절차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구는 6일 오전 자치회관 철거작업을 강행했지만 법원이 구룡마을 일부 주민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오는 13일까지 철거를 잠정 중단하라고 결정한 뒤 곧바로 철거 작업을 중단했다.

이와 함께 구는 자치회관 철거 현장에서 발견된 고급 외제 양주와 와인 수십병, 골프채, 고급 돌침대와 고가 도자기 등을 공개했다. 구에 따르면 자치회관 2층 주택에는 고급 외제 양주와 와인 수십병이 진열장(사진)에 진열돼 있었다. 또 골프채, 대형 TV와 고급 돌침대, 고가 도자기 등이 놓여 있어 마치 호화 별장을 방불케 했다는 게 구의 주장이다.

구는 “구룡마을 주민들은 단열도 되지 않는 2~3평 정도의 열악한 공간에서 어렵게 사는데 주민자치회 간부가 이렇게 사는 것을 보고 배신감마저 든다”며 “반드시 100% 공영개발해 이런 사람들이 발붙일 수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