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300만원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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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황제의 길' 갈 것인가…액면분할로 '범주'가 될 것인가국내 최대 화장품 제조업체 아모레퍼시픽은 상장 9년 만에 몸값이 7배 넘게 뛰었다. 아모레퍼시픽이 300만원대 ‘황제주(초고가주)’ 등극을 눈앞에 두면서 주식쪼개기(액면분할) 요구를 둘러싼 찬반 논쟁의 격전장이 되고 있다.
유통주식 적어 주주 1만명 안돼
황제주 유지땐 경영권 확보 도움…액면분할, 거래 활성화·몸집 불려

최대주주인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서경배 회장 일가를 제외한 아모레퍼시픽의 소액주주 수는 작년 9월 말 기준으로 9344명밖에 안 된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은 전체 발행 주식의 38.5%(252만주)에 불과하다. 외국인 보유 비중(28.8%·168만주)을 감안하면 순수 개인투자자 비중은 10%대다. 49.3%(288만주)는 최대주주인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서 회장 일가가 보유하고 있으며 국민연금 지분율은 8.1%(47만주)다.
아모레퍼시픽의 하루 거래량은 1만주 안팎에서 맴도는 수준이다. 아모레퍼시픽과 비슷하게 10년 만에 주가가 8배가량 뛴 SK하이닉스가 하루 200만~300만주가량 거래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SK하이닉스의 발행 주식 수는 7억2800만주로 개인 소액주주가 22만여명에 달한다. 실적 개선과 그에 따른 거래량 증가가 주가 상승을 뒷받침한 SK하이닉스와 달리 아모레퍼시픽 주가 상승의 주된 원인 중 하나로 유통 주식 수 부족이 꼽히는 데는 이 같은 이유가 있다.○액면분할 나설까

반면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남의 떡’이나 다름없다. 액면분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5000원짜리 액면가를 500원으로 쪼개면 아모레퍼시픽의 유통 주식 수는 5840만주로 늘어나게 된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285만원짜리 1주를 보유하고 있을 때나 28만5000원짜리 10주를 보유하고 있을 때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 같다. 하지만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 투자 접근성은 높아지게 된다. 새로 도입되는 KTOP지수나 변경되는 유동성관리 제도도 액면분할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단일순 한국거래소 팀장은 “거래량이 늘면 주가 변동성은 커질 수 있지만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주가가 오를 수 있는 여력이 더 생긴다”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