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판매 부진·신흥국 환율 악재…배당 늘려도…자동차株 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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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 15만원대로자동차주 부진이 심상치 않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미국 판매량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는 소식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믿을 구석’인 신흥시장은 환율에 발목이 잡혔다는 평가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투싼 신모델이 나오는 2분기까지는 돌파구가 안 보인다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기관, 매물 연일 쏟아내…폭락 없었지만 1~2%씩 빠져
기아車, 2개월새 24% 하락…종목형 ELS 손실구간 진입
투싼 新모델에 기대
2분기 출시 SUV 실적따라 주가 수준 결정날 듯
◆기아차 ELS 손실구간 진입현대차는 10일 전날보다 0.63% 하락한 15만6500원에 장을 마쳤다. 단기 고점이었던 지난해 12월5일(종가 18만8000원) 이후 주가가 16.75% 빠졌다. 갑작스런 폭락은 없었지만 1~2%씩 주가가 빠지는 날이 많았다. 0.66배까지 떨어진 주가순자산비율(PBR), 시중 금리와 맞먹는 시가 배당률에도 불구하고 기관을 중심으로 연일 매물이 쏟아지는 모습이다
기아차의 주가 하락폭은 훨씬 더 가파르다. 같은 기간 주가가 24.61% 조정을 받았다. 급기야 지난 9일에는 기아차를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는 종목형 주가연계증권(ELS)이 손실구간에 진입했다.
기아차 주가가 8만원에 육박했던 2012년 8월 발행된 신한금융투자 ELS 5174호가 대표적인 사례다. 기아차를 기초자산으로 한 종목형 ELS가 손실구간에 들어간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전문가들은 기아차 주가의 추가 하락을 점치고 있다. 증권사가 ELS를 발행하며 매수했던 기아차 주식을 시장에 내놓는 만큼 ELS 관련 매물 부담이 크다는 설명이다. 현대모비스와 만도 등 자동차 부품주들도 지난해 말에 비해 주가가 10~20%가량 빠진 상태다.
자동차주 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판매 부진이다. 지난 1월 현대·기아차는 미국 시장에서 8만3000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7.2%를 기록했다. 판매량 12만대, 시장점유율 8.6%를 기록한 지난해 4월 이후 매출과 시장 점유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김평모 동부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급락한 이후 글로벌 자동차시장은 철저히 픽업트럭과 SUV 위주로 재편됐다”며 “승용차 위주인 현대·기아차가 고전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말했다.◆신흥국 환율대란에 ‘불똥’
신흥국 쪽 사정도 좋지 않다. 러시아나 브라질 등에서는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말까지 나온다. 통화가치 하락 속도가 가팔라 환차손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3개월 사이 원화 대비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40%,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10%가량 떨어졌다.
일부 물량이 현지에서 만들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한국 등에서 공수하는 부품이 많아 원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중국은 생산능력 면에서 힘에 부친다는 평가다. 중국 신공장은 2016~2017년에야 가동할 수 있고 현재 공장은 100% 돌리고 있는 만큼 중국 생산량을 늘리기 어렵다.전문가들은 당분간 자동차주에 큰 기대를 걸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까지는 신차가 없는 구형 재고차 판매기간인 데다 신흥국 환율 악재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자동차주 매물을 쏟아내고 있는 기관의 마음을 돌릴 만한 재료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 수요가 많은 SUV 신차인 투싼이 2분기에 나온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라며 “투싼의 시장 반응에 따라 현대차 주가 수준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형석/이고운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