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월 수입차 판매 1만9930대…일본 앞질렀다

내수시장은 한국이 일본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데…

판매 대수 2818대 많아…작년 4월이어 두 번째
일 세제개편·엔저 영향
지난달 한국 수입차 판매량이 일본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이 한국보다 인구가 2.5배 많고 전체 자동차 시장은 일본 550만대, 한국 166만대로 3.3배 차이가 나지만 수입차 판매량은 한국이 일본을 앞선 것이다. 일본 수입차 시장이 정체돼 있는 반면 한국은 관련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앞으로도 한·일 간 역전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1일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1월 일본 수입차 판매 대수는 1만7112대로 집계됐다. 작년 1월 2만2대 대비 14.5% 감소했다. 반면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집계한 한국의 1월 수입차 판매량은 1만9930대였다. 한국 판매량이 일본을 2818대 앞섰다.

1988년 한국 수입차 시장 개방 이후 월간 단위로 한국 수입차 판매량이 일본을 앞지른 건 지난해 4월과 지난달 등 두 번뿐이다. 2000년대 이후 일본의 수입차 시장은 정체돼 있다. 월평균 1만7000대 수준이다. 반면 한국 수입차 시장은 2011년 3월 1만290대로 처음으로 월간 1만대 기록을 돌파한 후 2012년 1만904대, 2013년 1만3041대, 지난해 1만6363대 등으로 월평균 판매량이 급성장하며 간극을 좁혔다. 그러다 결국 일본 정부가 소비세를 인상(5%→8%)한 지난해 4월 처음으로 월간 판매량이 역전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작년 4월엔 소비세 인상이라는 일회성 요인이 컸다면 지난달 역전은 최근 추세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지속적인 엔저로 수입차 가격이 오르며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있어 충격적인 조치가 없이는 일본 내 수입차 판매량을 늘리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쇼지 시게루 JAIA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일본 정부가 자동차세를 일본산 경차와 하이브리드카 등에 유리하게 고쳐놔서 수입차는 더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 수입차 시장은 당분간 고공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윤대성 KAIDA 전무는 “일본과 한국 모두 독일 브랜드들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만 일본 시장은 폭스바겐 벤츠 아우디 등 일부 브랜드 선호현상이 수년째 유지되고 있는 반면 한국은 그외 다른 브랜드까지 급성장하며 수입차 시장 확대를 이끌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KAIDA는 올해 수입차 시장 규모를 작년보다 10% 커진 21만5000대로 예상했다. 시장 점유율로는 16% 안팎이다. 지난해 국내 승용차 총 판매량은 141만대, 수입차는 19만6359대로 점유율은 13.9%였다. 지난 1월 기준으로는 18.1%까지 치솟았다.윤 전무는 “자동차 강국인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도 수입차 점유율이 각각 51%, 47%, 42%에 이른다”며 “한국 수입차 성장 여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