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엔대표부, 연방 휴일 누전사고로 '물난리'

미국 뉴욕 맨해튼 유엔본부 앞에 위치한 한국 유엔대표부가 미국 연방 휴일인 16일(현지시간) 누전사고로 청사가 물에 잠기는 '물난리'를 겪었다.

이날 오후 2시30분께 한국유엔대표부 청사에서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경보음이 울려 청사 내 소방장치인 스프링클러에서 물이 쏟아져 나왔다. 이로 인해 대표부 청사 지하층과 1층이 물에 잠겼다.경보음이 울리자 뉴욕 소방국에서 소방차 2대와 경찰차 4대까지 출동해 대표부 인근으로의 접근을 차단했다. 출동한 소방관과 경찰관들은 대표부 청사로 진입해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날은 미국이 '대통령의 날'로 공휴일인데다 유엔본부마저 쉬는 날이어서 대표부 건물에 당번 인력 외에는 출근하지 않아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다.다만 지하층과 1층이 물에 잠기면서 일부 재산 피해가 예상되지만, 정확한 피해 규모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대표부 관계자에 따르면 "갑자기 경보음이 울리고, 이에 따라 스프링클러가 작동해 청사에 물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하에 있던 송·배수 시설에서 누전으로 불꽃이 튀자 화재 경보음이 울린 뒤 스프링클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휴일임에도 업무 처리를 위해 마침 청사로 출근하던 유엔대표부 한충희 차석대사도 소방관과 경찰관들이 원인 조사를 하는 동안, 청사로 진입하지 못한 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지켜봤다.

한 차석대사는 "지하층 변압기 등에서 누전 등으로 불꽃이 튄 것이 자동으로 경보음과 스프링클러를 작동시킨 것으로 보인다"면서 "청사 일부가 물에 잠기긴 했지만 큰 재산 피해도 없다"고 말했다.

한국 유엔대표부 청사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입구 앞에 설치된 대형 유리 피라미드를 설계한 유명 건축가 I. M. 페이가 디자인한 건물로 우리 정부가 소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