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 2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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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베토벤의 마지막 피아노 협주곡인 제5번은 흔히 ‘황제’란 제목으로 불리곤 한다. 작곡자가 직접 붙인 것이 아니고 당시 유럽을 호령한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과도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 웅장한 구도와 위풍당당한 품격이 황제와 견줄 만하기에 붙여진 별명이자 찬사일 뿐이다.
1악장과 3악장은 과연 황제란 제목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압도적으로 찬란하며 감격적이다. 그 사이에 놓인 2악장에서는 황실의 휘황찬란함이나 권위를 느낄 만한 부분이 전혀 없다. 천상에서 울릴 법한 영롱함이 자유로운 변주곡 스타일로 펼쳐지는데, 그 아름다움은 궁전 정원의 분수가 아니라 수풀 속에 숨겨져 졸졸 흐르는 시냇물에 비유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이처럼 화려함을 숨긴 2악장이 있기에 더욱 인간 냄새 나는 명곡이 되지 않았을까.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