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전시품으로 테스트…말이 되나" '세탁기 파손 공방' 가열

삼성, LG 동영상에 반박
삼성전자와 LG전자 간 ‘세탁기 고의 파손’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17일 공식 블로그인 ‘삼성 투모로우’(samsungtomorrow.com)를 통해 LG전자가 전날 자사 조성진 생활가전 담당 사장 등의 결백을 뒷받침하기 위해 공개한 폐쇄회로TV(CCTV) 동영상에 대해 “현장 영상을 교묘하게 편집해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LG전자는 이 동영상에서 가전회사가 해외 매장에서 경쟁사 제품을 테스트하는 것은 일반적 행위일 뿐 파손 목적이 아니며 튼튼해야 하는 세탁기 문이 약간의 충격에 망가진 건 제품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세계 어느 가전회사도 매장에 진열된 제품으로 성능 테스트를 하지 않는다”며 “매장에 진열된 제품은 소비자를 위한 것이고 제품을 테스트하고 싶으면 구매해서 실험실에서 하는 게 정상”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LG전자 동영상에는 조 사장이 세탁기를 만지는 장면을 현장에 있던 삼성 프로모터들이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나오지만 편집본이 아닌 전체 영상을 보면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영상에서 조 사장이 세탁기 문을 연 채 두 손으로 체중을 실어 힘껏 누르고 있다”며 “건장한 성인 남성이 무릎을 굽혀가며 세탁기 문을 여러 차례 누르는 행위는 목적이 분명한 파손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품을 파손하고도 현장을 떠난 것은 부도덕한 행위”라며 “그러고도 LG전자는 별 것 아닌 일을 삼성이 문제 삼는다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이에 대해 LG전자는 “일일이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검찰은 LG전자가 법정에서 밝히면 될 것을 언론에 공개한 데 대해 내심 불쾌해하면서도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과 LG의 세탁기 공방은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시작됐다. 당시 삼성전자는 “조 사장 등이 삼성 크리스털 블루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했다”며 검찰에 고소했고 검찰은 지난 15일 고의 파손 혐의를 인정해 조 사장 등 LG전자 임원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비생산적인 싸움을 그만두고 제품 경쟁에 몰두해달라”는 지적도 나온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