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미국 루프페이 인수…애플페이에 도전장

삼성전자가 미국 모바일 결제 솔루션 업체 루프페이(LoopPay)를 인수한다.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의 ‘애플페이’로 미국 모바일 결제 시장을 선점하려는 애플에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18일(현지시간)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관련 특허 기술을 보유한, 미국 매사추세츠 소재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 루프페이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 발표는 정보기술(IT)과 금융의 융합인 핀테크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애플페이에 맞설 수 있는 자체 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가칭)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모바일 결제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고 사용자들에게 안전하고 편리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루프페이의 MST 기술은 신용카드 정보를 담은 기기를 마그네틱 결제 단말기에 가까이 대면 결제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결제 단말기를 교체할 필요 없이 미국 매장 대부분에서 편리하게 모바일 결제를 이용할 수 있어 활용 범위가 넓다. 또루프페이가 구축해온 은행, 카드사 등 관련 업계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모바일 커머스 주도권 확보가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국제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서 삼성페이를 차기 주력 스마트폰 갤럭시S6에 탑재해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를 통해 이전부터 루프페이의 가능성에 주목해왔다. 지난해 8월 삼성, 신용카드 업체 비자, 싱크로니 3사 공동으로 루프페이에 투자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루프페이의 인력, 기술 등 모든 자산을 인수함으로써 루프페이 창업자 윌 그레일린, 조지 월너 등 주요 임직원들이 삼성전자에 합류할 예정이다.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대표는 “삼성전자는 안전하고 편리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며 “이번 인수로 전 세계 모바일 커머스 분야의 혁신을 선도하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루프페이 윌 그레일린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전자의 일원이 돼 안전하고 편리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 개발을 지속할 수 있어 기쁘다”며 “모바일 커머스의 가능성을 확장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경쟁사인 애플은 지난 1월말 “2015년은 애플페이의 해가 될 것”이라며 이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확대 방침을 밝혔다. 애플의 팀 쿡 CEO는 지난 1월27일 실적발표후 컨퍼런스 콜에서 애플페이를 결제 수단으로 채용한 은행과 신용거래기관이 750여개에 달한다고 공개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