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 관광객 유치계획 다 틀렸다…통 크게 새로 짜라

중국의 춘제(春節) 연휴(18~24일)를 맞아 이른바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 500만명 이상이 해외로 나갔다고 한다. 씀씀이도 다른 나라 관광객의 두 배 안팎에 달해 각국이 요우커 잡기에 총력전을 벌였을 정도다. 명동 동대문 등은 춘제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잔뜩 얼어붙은 내수경기에 모처럼 반가운 단비가 아닐 수 없다.

급증하는 요우커는 한국 관광산업의 르네상스를 가져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전체 외국인 관광객이 1420만명으로 16.6% 늘었지만 이 중 요우커는 70% 급증한 613만명에 달했다. 전체의 43.1%를 차지했고 올해는 50%에 육박할 전망이다. 그 덕에 세계관광기구(WTO)의 관광객 유치 순위에서 한국은 2010년 35위에서 지난해 20위까지 치솟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관광객 유치 목표를 1550만명으로 잡고, 이 가운데 요우커를 17.5% 늘어난 72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다.하지만 이 정도의 요우커 유치 목표라면 너무 안일하고 소극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물론 중국 성장 둔화, 부정부패 척결로 인해 중국인의 해외여행이 위축될 여지가 없진 않다. 그렇더라도 최근 3년간 방한한 요우커는 해마다 거의 두 배로 불어났다. 한국은 중국인의 해외여행지 선호 1위이고, 가장 가까운 나라다. 이런 강점을 살려 더 적극적으로 유치에 나서도 모자랄 판에 지레 겁부터 먹은 꼴이다. 반면 일본은 엔저를 등에 업고 국가적으로 대대적인 요우커 유치에 나섰다. 이번 춘제 기간에 일본을 찾은 요우커가 약 30만명으로 한국에 온 요우커(13만명)의 두 배가 넘는다. 더구나 요우커 1인당 200만원 넘게 쓰고 갔다.

관광은 굴뚝 없는 수출산업이다. 지난해 요우커가 한국에서 쓴 돈이 100억달러가 넘는다. 14억 중국인이 평생 한 번 한국을 찾는다고 가정해도 한 해에 무려 2000만명 넘게 들어와야 한다. 목표부터 소극적인데 관광 인프라가 제대로 설계될 수 없다. 정부의 2017년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목표도 요우커에 달렸다. 좀 더 통 큰 유치계획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