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는 미국을 사랑하지 않는다"…'줄리아니 발언'에 美 공화 내분

일부 잠룡들 "너무 나갔다" 지적
미국 공화당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을 사랑하는지를 놓고 때아닌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발단은 공화당 소속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사진 왼쪽)이 지난 18일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막말성 발언에 대해 공화당 일각에서 ‘너무 나갔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2016년 대선 ‘잠룡’인 마크 루비오 플로리다 주지사는 21일 워싱턴DC에서 열린 공화당 전국 주지사 회의에서 “나는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을 사랑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당내 가장 강력한 대선 후보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오른쪽)도 대변인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동기를 의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줄리아니 전 시장의 발언이 적절치 못했다는 것을 꼬집은 셈이다. 그러나 또 다른 대선 잠룡인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줄리아니 전 시장을 두둔하고 나섰다. 워커 주지사는 “나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그런 질문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을 사랑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지난주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한 만찬행사에서 “믿기지 않는 얘기지만 나는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을 사랑한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인질을 집단 참수하고, 파리의 유대인 상점이 테러단체에 의해 공격당한 뒤 오바마의 대응에 역겨움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또 “오바마의 관념은 아홉 살 때 교류했던 공산주의자와 사회주의자에게서 온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의 할아버지가 공산당원이던 프랭크 마셜 데이비스를 소년 오바마에게 소개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