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리조트 성공하려면 내국인의 카지노 출입 제한적 허용해야"

미래를 여는 창조 아이콘 MICE산업

영종도 등 개발 추진 2곳
외국자본 투자 2조 밑돌아
日선 내국인 출입 허용에
美자본 10조 넘게 투자 의사
규모에 밀려 '애물' 전락 우려
싱가포르 마리마베이샌즈 복합리조트 카지노 전경. 마리나베이샌즈 제공
올해 안에 두 곳 안팎의 복합리조트 조성 사업자를 추가로 선정하겠다는 정부 방침이 발표된 이후 글로벌 투자자들의 투자 의향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국인의 카지노 출입을 제한적으로 허용해 투자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규모의 경제가 불가피한 복합리조트 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미 시장 선점에 성공한 싱가포르는 물론 대규모 복합리조트 개발을 추진 중인 일본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 이전까지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오픈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개발 계획을 발표한 이후 미국 샌즈, MGM 등이 최대 10조원의 투자 의사를 밝힌 상태다. 현재 도쿄, 요코하마, 오사카, 오키나와 등이 복합리조트 개발 지역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박내회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은 “복합리조트 개발로 관광산업 발전, 일자리 창출, 세수 확대, 지역경제 활성화와 같은 실질적인 효과를 얻기 위해선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자칫 규모에 밀려 국내 복합리조트가 제 기능을 못할 경우 애물단지로 전락해 사회·경제적으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국내에서 복합리조트 개발이 진행 중인 곳은 인천 영종도에서 파라다이스그룹이 일본 엔터테인먼트그룹 세가사미와 함께 건설 중인 파라다이스시티와 리포·시저스 컨소시엄(LOCZ) 복합리조트 2곳.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포함된 이들의 투자 규모는 파라다이스그룹이 1조3000억원, 리포·시저스 컨소시엄이 2조3000억원이다. 지난 12일 인천시와 복합리조트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홍콩의 4대 그룹 초우타이푹(CTF)의 투자 규모는 2조625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서원석 경희대 교수는 “현재 국내에서 개발 중인 복합리조트는 중국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규제로 매출이 급감한 마카오의 사례처럼 중국인 관광객에만 의존할 경우 급격한 수요 감소에 따른 ‘차이나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처럼 국내에서 진행 중인 복합리조트 투자 규모가 평균 2조원을 밑도는 것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라는 한계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복합리조트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카지노를 외국인 전용으로 제한할 경우 사업성 측면에서 2조원 이상의 투자는 힘들다는 것.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의 경우 내국인 출입이 제한적으로 가능한 오픈 카지노를 허용하면서 총 6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지난 13일 부산 북항 재개발 지역 내 복합리조트 건립에 5조원의 투자 의사를 밝힌 미국 샌즈그룹도 내국인의 제한적 출입을 허용하는 ‘오픈 카지노가 허용될 경우’라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송학준 배재대 교수는 “싱가포르와 같이 카지노 입장료 부과, 출입 횟수와 베팅금액 제한 등의 규제와 함께 내국인의 제한적 출입이 가능한 오픈 카지노 복합리조트를 국내에 개발할 경우 생산유발 효과는 5조7000억원, 고용유발 효과는 7만2000명까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송 교수는 따라서 “복합리조트는 저성장 시대를 대비하는 문화·관광 콘텐츠의 생산기지 역할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제 기능을 다하는 복합리조트 개발을 위해 사회적 안전장치, 카지노 전담기구 설치 등 제도 정비와 함께 투자 확대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종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정책연구실장은 “복합리조트 개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싱가포르처럼 외국 기업의 진입 요건을 완화하는 규제개혁이 필요하다”며 “최근 복합리조트가 관광명소화하고 있는 만큼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를 불법 사행산업이 아니라 합법적인 유망 서비스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내국인 출입이 제한적으로 가능한 오픈 카지노 허용 등 영업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선우 한경닷컴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