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도덕성 논란…대권 발목?

클린턴재단, 외국 정부서 기부금…이해상충 문제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사진)이 대통령 후보로서 도덕성 논란에 휩싸였다.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비영리 자선단체 클린턴재단이 외국 정부로부터 기부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미 언론은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시해야 하는 ‘예비 대통령’으로서 이해상충 문제가 있다고 잇따라 지적했다.

AP통신은 22일(현지시간) ‘힐러리의 대선 가도를 위협하는 클린턴재단’이란 기사에서 클린턴재단이 2013년부터 2년간 외국 정부로부터 2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18일 월스트리트저널이 클린턴재단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등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은 사실을 보도하면서 이해상충 문제를 제기한 데 이어 AP통신도 외국 정부로부터 받은 금액을 보도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클린턴재단이 모금을 시작한 2001년 이후 지금까지 20억달러의 자금을 모았으며 100만달러 이상 거액 기부금의 3분의 1은 외국 정부 또는 외국 단체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다.클린턴재단은 “기부자 내역을 공개할 의무가 없는 비영리 단체임에도 기부 내역을 모두 공개했고 기부금은 클린턴 패밀리의 치부가 아니라 아프리카 등의 빈곤 및 기아문제 해결, 에이즈 퇴치 등에 사용된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재단 측은 이날 클린턴 전 장관이 대선에 출마하면 그때 가서 외국 정부로부터 기부금을 받지 않을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장은 이날 “클린턴재단은 외국 정부로부터의 자금 모집을 당장 중단하고 이미 받은 기부금도 돌려줘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아주 위험한 선례를 남기게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인은 외국 정부의 요구에 휘둘리는 대통령을 뽑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클린턴재단이 계속 외국 정부와 대기업으로부터 기부를 받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