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지친 실수요자 대거 몰려…3억 미만 아파트 경매 경쟁 치열

낙찰가율 90% 훌쩍
평균 경쟁률 10 대 1 육박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지난 4일 경매에 부쳐진 서울 가양동 가양6단지 전용 58㎡ 아파트는 감정가(2억8000만원)를 웃도는 2억9108만원(낙찰가율 101%)에 낙찰됐다. 작년까지만 해도 같은 단지 아파트는 한 차례 유찰되는 게 보통이었지만 이 물건은 1회차 경매에서 바로 새 주인을 만났다.
수도권 경매시장에서 3억원 미만 아파트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전세난에 지쳐 내집 마련에 나선 세입자와 임대수익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몰린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25일 지지옥션이 올 들어 지난 24일까지 금액대별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은 2억~3억원 아파트가 91.1%로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서울 평균 아파트 낙찰가율(87.6%)보다 3.5%포인트 높다. 3억~4억원 아파트(낙찰가율 90.6%)와 4억~5억원(89.4%)이 뒤를 이었다. 평균 응찰자 수도 2억~3억원이 9.8명으로 1억~2억원(7.9명)과 3억~4억원(7.8명)보다 더 많았다. 6억원 초과 아파트는 낙찰가율(86%)과 평균 응찰자 수(6.6명) 모두 상대적으로 낮았다.

인천과 경기는 1억~2억원 아파트의 낙찰가율이 92.4%로 가장 높았다. 이어 2억~3억원(91.6%)과 3억~4억원(89.6%) 순이었다. 평균 응찰자 수도 2억~3억원 미만과 1억~2억원 미만이 각각 10.7명과 10.1명으로 나란히 10명 이상 응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3억원 미만 아파트는 주로 전용 60㎡ 이하 소형으로 무주택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금액대이면서 임대사업용으로도 부담이 없어 인기가 높다”며 “응찰자가 몰리면 오히려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받는 경우도 적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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