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부활에 부산 차제조업 '훈풍'

차·부품 수출물량 증가로 시 무역수지 5개월째 흑자
올해 '로그' 주문물량 늘어…협력 업체도 매출 30%↑
르노삼성자동차 근로자들이 부산공장에서 수출용 차량 ‘로그’를 생산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부산의 제조업체 선두그룹인 르노삼성자동차가 올 들어 3년 동안의 수출 부진에서 벗어나면서 부산 ‘성장엔진’을 재가동하고 있다. 르노삼성차 협력업체도 생산라인을 모처럼 완전가동하면서 매출이 늘어나는 등 지역 제조업체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25일 부산 강서구 신호공단에 있는 르노삼성차 생산공장. 이곳 생산라인에서는 북미 수출용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에 창문을 달고 전기배선을 부착하는 공정이 쉴 새 없이 이뤄지고 있었다. 수출물량을 맞추느라 하루 1시간 연장근무와 토요일 오전 특근도 해야 할 정도다.

당초 올해 로그를 8만대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수출물량이 11만대로 늘어나 생산현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수출물량이 2012년 9만4383대에서 2013년 7만982대로 줄었다가 지난해 8만9851대로 회복했다”며 “올해는 수출 주문이 크게 늘어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르노삼성차 수출 호조는 협력업체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르노삼성차 부산지역 60여개 협력사는 지난해 총매출 9000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1조2865억원으로 42.9%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르노삼성차가 연간 2000억원대의 적자를 냈던 2011년, 2012년과는 다른 모습이다.

시트를 공급하는 협력사 JCDS의 김정환 이사는 “협력사 전체 수주물량이 30% 이상 늘었다”며 “우리 회사도 매출이 최소 20% 이상 늘 것”이라고 소개했다.

자동차 전기배선을 만드는 다른 협력업체 직원은 “작년 말까지만 해도 가동률이 70~80%에 불과했는데 올 들어선 잔업까지 하면서 완전가동하고 있다”며 “요즘 같으면 정말 일할 맛 난다”고 했다.르노삼성차를 중심으로 한 부산 자동차산업 회복은 부산지역 전체 수출 호조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부산본부는 이날 지난달 부산지역 수출액이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28.3% 증가한 12억83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한 12억5900만달러였다.

지난달 무역수지도 2400만달러 흑자를 내 지난해 9월부터 5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품목별로는 지역수출 주력품목인 승용차(369.8%)와 자동차부품(67.0%), 항공기부품(11.0%) 등에서 크게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승용차가 프랑스와 호주, 자동차부품은 아랍에미리트(UAE)와 브라질, 캐나다, 멕시코, 중국 수출이 크게 늘었다.지역별로는 미국 등 북미 지역과 인도 중국 등 아시아지역이 수출 증가를 이어갔다. 미국은 승용차(1억2700만달러), 중국은 자동차부품(2260만달러), 일본은 철강선(670만달러)이 각각 수출 1위 품목이었다.

서욱태 무협 부산지역본부장은 “조선분야는 여전히 비틀거리고 있지만 승용차와 자동차부품의 수출 확대로 자동차산업 중심의 제조업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며 “올해 부산 제조업 경기는 르노삼성차의 호조로 최근 몇 년 만에 최고의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