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기업] 대기업이 만들던 대형 크레인, 중기서 미 수출

디에스중공업

1600t 규모 4기 판매
세계시장서 기술력 입증
"올해 매출 1000억 목표"
전남 영암에 본사를 둔 디에스중공업이 미국 수출을 위해 지난 23일 바지선에 옮겨 실은 대형 크레인. 디에스중공업 제공
디에스중공업(대표 김성길)은 국내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 상·하역용 대형 크레인 4기를 제작해 미국에 처음 수출했다.

전남 영암에 본사와 공장을 두고 있는 이 회사는 높이 85m, 무게 1600t 규모의 크레인 4기를 제작해 목포신항에서 선적을 마친 운반선이 미국 휴스턴항으로 출항했다고 25일 발표했다.크레인은 핀란드 설비업체인 코네크레인으로부터 2013년 수주했다. 이 제품은 국내에서 제작된 컨테이너용 크레인 중 가장 큰 규모로 부산항과 광양항에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대형 크레인은 두산중공업 등 일부 대기업에서 제작해 왔으며 이번 디에스중공업의 제작 성공은 국내 중소기업으로서는 처음이다. 김성길 대표는 “지난해 10월엔 일본 오사카항에 들어가는 컨테이너 하역용 크레인 2기를 수주하는 등 동남아지역 수주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크레인 제작에는 그동안 크레인의 크기를 키워가면서 쌓은 기술력이 총동원됐다. 설계 노하우를 비롯해 선적을 쉽게 하기 위한 부두 조립공법을 적용하기도 했다.이 회사는 1994년 전쟁 중인 리비아에서 용접기술을 익힌 중졸의 김 대표가 처가에서 650만원을 빌려 경기 안산에서 창업한 대성산업이 모태다. 그는 창업 초창기 작업 장소를 구하지 못해 공터에서 작업하다 쫓겨나기도 했고 한밤중 공동묘지에서 제작하기도 했다. 창업 5년 만에 1650㎡ 규모의 공장을 마련하고 1500~1700t짜리 대형 선박블록을 제작하는 등 꾸준히 성장한 이 회사는 2009년 조선업 불황으로 부채가 늘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광물자동하역설비를 제작하는 등 품목을 다양화하면서 위기를 이겨냈다. 지난해 8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올해 1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향후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는 동남아 및 유럽시장의 항만 하역설비를 공급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5년 안에 기업공개를 통해 글로벌 플랜트 업체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영암=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