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 경영자총협회장 취임…"일자리 창출에 모든 노력 기울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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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은 소리라도 서로 할말은 하자"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으로 26일 취임한 박병원 회장(63·사진)이 경총 회장직을 처음 제의받은 때는 작년 12월 중순. 이때부터 박 회장은 주변 지인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두 달간 고심한 끝에 지난 12일 경총 회장을 맡기로 결정했다.
박 회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기나긴 고민의 과정을 털어놨다.그는 “경영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경총 회장직이라는 분에 넘치는 제안을 받고 오래 망설일 수밖에 없었던 것은 노사관계가 얼마나 어렵고 중요한 일인지를 잘 알기 때문”이라며 “제가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고 설명했다. 취임식 후 기자들에게 “내 주변 선배들이 다 하라고 하는데, 그렇게 애국심에 불타는 줄 처음 알았다”는 말도 했다.
‘일자리 전도사’라는 별명답게 경총 회장으로서 취임 일성도 일자리였다. 박 회장은 2001년 옛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으로 일할 때부터 “경제 운용의 초점을 일자리 만들기에 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날 취임사에서도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경제 성장이 바로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성장이 곧 분배구조의 개선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며 “우리 경총과 노총은 현재의 경영자와 근로자 입장만 내세워서는 안 되며 일자리 창출에 응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서비스산업이 중요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박 회장은 “1991년과 2009년 사이 제조업 일자리는 136만개나 줄었고 제조업이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고용 창출을 견인하기 어렵다”며 “앞으로는 금융과 의료 관광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을 육성해 내수기반 확충과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끝으로 박 회장은 “경총이 단순히 재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관에 머무르지 않고 때로는 든든한 협력자, 때로는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조력자가 되겠다”며 “아무리 싫은 소리라도 서로 할 말은 하고 살자”고 제안했다.
박 회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76년 옛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옛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과 차관을 지냈다. 2007년 우리금융 회장과 2008년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거쳐 작년까지 전국은행연합회장으로 일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