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병, 디자인 모태는? 여성 몸매 아닌 코코넛 열매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회
날렵한 디자인으로 미국의 현대 소비문화를 상징해온 코카콜라 병이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코카콜라사는 26일(현지시간) 본사가 있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하이예술관에서 ‘코카콜라병:미국의 아이콘 100년’을 주제로 전시회를 열고 앤디 워홀의 작품 등 코카콜라 병을 주제로 한 예술 작품 100여점을 전시했다.

부드러운 곡선을 띠는 코카콜라 병은 1915년 11월16일 처음 세상에 나왔다. 당시 코카콜라는 유사 제품이 쏟아지자 어둠 속에서 만지거나 땅에 떨어져 깨지더라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병 디자인을 공모했다. 유리병 생산업체인 루트글라스는 병 가운데가 볼록한 독특한 디자인을 제안해 공모전에서 당선됐다. 이 회사가 만든 초기 코카콜라 병은 여성의 몸매가 아닌 코코넛 열매를 본뜬 것이다.현재 단 두 병만 남아 있는 최초의 코카콜라 병(사진)을 보면 당시 미국에서 유행했던 ‘호블 스커트(아랫단을 좁게 한 긴 스커트)’와 닮은 모습이다. 코카콜라 병의 디자인은 이후 조금씩 달라졌다. ‘조지아 그린’으로 불리는 엷은 녹색의 독특한 병 색깔은 코카콜라 본사가 있는 조지아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엘비스 프레슬리, 마릴린 먼로, 레이 찰스 등 당대 스타들이 광고모델로 나서 코카콜라의 저변 확대에 기여했다. 1950년에는 인물이 아닌 소비재로는 처음으로 시사주간지 타임의 표지를 장식했다. 코카콜라 병은 예술가들에게도 영감을 줘 세계적인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과 샤넬의 수장인 카를 라거펠트 등이 작품 소재로 활용했다. 앤디 워홀은 “대통령도 엘리자베스 테일러도 가난한 사람도 모두 같은 코카콜라를 마신다”며 콜라를 평등의 메시지로 활용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