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株,숨돌리나 했더니…정부규제+中 금리인하가 '발목'

은행주(株)가 실적개선과 배당확대로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듯 했지만 정부 규제에 다시 발목이 잡혔다.

여기에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국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은행주는 급락 마감했다. KB금융지주는 전 거래일보다 3.59% 내린 3만76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신한금융지주는 3.43% 내린 4만2200원에 마감했다.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2.59%, 1.9% 하락했다.

은행주가 일제히 약세를 나타낸 배경은 정부의 안심전환대출 공급으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데다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국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다시 대두됐기 때문이다.

지난주 정부는 급증하는 가계대출의 구조적 개선을 위해 '안심전환대출 방안'을 발표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변동금리·이자만 내는 기존 대출을 고정금리·원금상환 대출로 전환해준다는 것이 골자다. 한도는 20조원, 금리는 2%대이며 주택가격 9억원·대출금 5억원 이하 이내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국내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을 주택금융공사의 안심전환대출로 전환해야하고 전환한 규모만큼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한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해야 한다. 업계에선 은행이 의무적으로 MBS를 매입할 경우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봤다.

은행이 매입해야하는 MBS 채권(금리 2%대)보다 주택담보대출(3~4%대)의 수익이 더 높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은행주 주가의 약세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유상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안심전환대출로 인해 은행의 연간 NIM은 0.0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이 적은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0.03%포인트, 0.0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대책의 영향은 은행의 실질적인 이익 감소보다는 은행에 대한 공적역할 강조와 정부의 대출금리 규제 측면에서 투자심리 악화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중국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로 국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는 점도 은행주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유상호 연구원은 "안심전환대출 이슈에 더해 중국의 금리 인하 소식이 은행 주가를 끌어내렸다"며 "한국은행이 적어도 4월에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어 당분간 은행주 약세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채선희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