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김영란법 후폭풍에 '복잡'…일각서 보완론 제기

새정치민주연합이 4일 전날 국회에서 처리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의 후폭풍에 복잡한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겉으로는 사회 전체의 투명성을 높이는 역사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고 자평하면서도, 예상 밖의 위헌 논란과 '국회의원만 피해갔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선뜻 김영란법 제정을 당의 성과라고 자랑하지 못하는 모양새다.문재인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가 이날 전북도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영란법을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유일하게 전병헌 최고위원이 "김영란법이 사회 전반에 퍼진 부패, 부적절한 청탁문화를 일소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하면서도 "수사기관에서 표적수사에 악용할 여지가 있고, '언론 길들이기' 도구로 쓰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부작용을 염려했다.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TBS 라디오에 출연해 "새로운 관행으로 부정청탁 문화가 바뀔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부정적 효과에 대한 우려도 있다"며 검찰의 권력남용 가능성을 지적했다.이에 따라 당내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보완 요구가 제기되고 있으나, 김영란법 통과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던 원내지도부로서는 스스로 법을 고치자고 할 수가 없어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원내대표 출신의 박지원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부정부패, 비리 척결이라는 시대적, 국민적 요구로 통과됐다"면서도 "위헌 소지 등 문제가 있다면 개정, 보완의 방법도 있다"고 제안했다.

이종걸 의원 등 야당 의원 12명은 보도자료를 내 "검찰, 경찰을 비롯한 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이 전제되지 않은 김영란법은 죽은 법에 불과하다"며 검·경 주민직선제 법안을 공동 발의하겠다고 밝혔다.그러나 우윤근 원내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곧바로 개정한다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며 일부 법리적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당장의 개정 요구에는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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