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히스토리'를 만드는 모두를 위한 노래"

김종길 에스더블유아이(SWI)산업 대표 인터뷰
60대 중반 나이에 음반발매… '가수' 도전에 나서
[이선우 기자]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만의 역사(히스토리)를 만들어 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노래죠"

지난 해 2월 타이틀 곡 '히스토리'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를 발표한 김종길 대표는 노래에 담긴 의미를 이 같이 설명했다. 김종길 대표는 80년대 초반 교육사업을 시작으로 30여년 간 무역업에 종사해 온 기업가다. 현재는 투수 콘크리트 혼화재를 공급하고 국내 게임,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중국으로 수출하는 중소기업 에스더블유아이(SWI)산업의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만하면 열심히 살아온 거 아닌가요? 이제는 정말 제가 하고 싶었던 일에 도전 해보고 싶었습니다"

김 대표는 최근 세간에 화제가 됐던 영화 '국제시장'을 보고 많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주인공이 보여준 삶의 여정에 대해 깊이 공감하기도 했지만 "아버지 이만하면 저 잘 살았지요?"라고 묻는 주인공처럼 자신도 질문을 던지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상황은 다르지만 60대 중반의 늦은 나이에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유를 이 같은 말로 대신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나 이만하면 잘 살아온 거 아니냐. 이제는 내가 그토록 원했지만 가슴에 묻어 뒀던 것들에 도전해 보고 싶다'라는 식으로 말이죠" 다음은 김종길 대표와의 일문일답.



○ 60대 중반의 나이에 새로운 도전에 나선 특별한 이유가 있나? 사실 가수까지는 아니더라도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생각은 오래 전부터 했다. 30대 시절부터 개인사업을 시작해 정말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 왔다. 흥이 넘치는 기쁨의 순간도 있었지만 남들 몰래 눈물을 훔치던 힘겨웠던 순간도 있었다. 언젠가 문득 내가 겪은 일들을 노래로 표현해 봐야 겠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던 중 어느덧 60대 중반의 노신사가 된 나를 보면서 이제는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일부에서는 금전적,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으니 했겠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잃어버린 나를 찾아보고 싶은 열정이 더 컸다는 게 더 정확하다.

○ 가족이나 주위에서 반대하는 사람들은 없었나?

60대 중반의 나이에 음반을 내겠다고 하니 주위의 우려와 반대가 정말 심했다.(웃음)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예상했던 부분이다. 나 자신도 결정이 쉽지 않은데 내 속을 모르는 주위사람들은 오죽했겠나. 하지만 이런 주위의 반응들을 보면서 오히려 여기서 포기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더 강해지더라. 한편으로는 보란듯이 해봐야 겠다는 오기, 도전정신 같은게 생겼던 것 같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이기도 하지만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 ○ 이번 앨범의 타이틀 곡인 '히스토리'는 어떤 노래인가?

히스토리는 우리네 삶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노래 가사에도 나와 있지만 인생이라는 게 결코 내가 원하고 마음먹은 대로 되진 않는다. 흔히들 그게 인생이라들 하지 않나. 사업에 성공도 해봤고 또 내 노력과 상관없이 남들로 인해 실패의 쓴잔을 경험해 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나서 생각해보니 이 모든 것들이 모두 내 인생의 흔적이더라. 순간순간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살아온 이 땅의 모든 이들에게 자신만의 역사(히스토리)를 사랑하라고 말해 주고 싶었다. 이런 점에서 타이틀 곡 히스토리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과 함께 의미를 나누고 싶은 노래다.

○ 또 다른 곡인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나?

영화 국제시장을 보면 주인공이 마지막에 "아버지, 나 이만하면 잘 살았죠?"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 개인적으로 그 부분을 보면서 자식을 포함한 가족들에게 "나 이만하면 잘 산거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신체적인 나이는 60이 넘었지만 마음, 열정의 나이는 아직 20,30대 못지 않다는 얘기도 함께 해주고 싶었다. 내 자식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도 있지만 또 자식으로서 내 부모님의 이런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반성의 의미도 있다. 무엇보다 이 나이 먹고 뭘 하나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아직 늦지 않았다는 깨우침을 주고 싶었다.

○ 노래를 들어본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

처음엔 반대하던 가족들이 가장 먼저 박수를 쳐줬다. 뿌듯했다. 노래실력도 중요하지만 노래에 담긴 메시지를 알아봐 주고 이야기를 해줄 때가 더 기쁘다. 지금까지는 노래를 들어본 분들은 하나같이 응원해주고 박수를 쳐 준다. 감사할 따름이다. 여담이지만 녹음 당시 작곡가로부터 가수 남인수가 돌아왔다라는 칭찬을 들었다. 나 자신은 물론 가족들도 몰랐던 숨은 끼와 재능을 많은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 알게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적어도 지금까지 주위 사람들의 반응만 놓고 보면 '대박'이라고 생각한다. (웃음)

○ 앞으로의 계획은?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2시간씩 노래연습을 하고 있다. '가요무대'와 같은 TV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싶다.(웃음) 애초부터 인기가수가 목표는 아니었지만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라면 가수로서 활동도 해보고 싶다. 물론 본업인 비즈니스에 지장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에서다. 동시에 사업가로서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음악을 통해 가족은 물론 세상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하는 나와 같은 사람들을 모아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이선우 한경닷컴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