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만원 복귀한 삼성전자, 액면분할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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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4개월 만에 '황제株' 본색삼성전자가 2013년 12월 이후 1년4개월여 만에 150만원대를 회복했다. 이익 전망이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된 덕이다. 외국인들의 매수 자금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나타난 유동성 효과가 삼성전자에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상 최고가와 불과 4만원 차이
반도체·갤럭시S6 양날개 탄탄…"내년 반도체 매출 인텔 앞지를 것"
액면분할 기대도 상승 동력
금융위, 6월까지 여부 결정 촉구…삼성 "파장 커 쉽게 결정 힘들다"
◆되돌아온 황제주삼성전자는 18일 전날보다 0.4% 오른 150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가 153만8000원이었던 2013년 5월31일 이후 최고가다. 같은 해 2월28일 기록한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 기록(154만4000원)과의 격차도 4만원 안팎까지 좁힌 상태다.
전문가들은 곧 삼성전자가 최고가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고 있다. 휴대폰 사업은 전성기만 못하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의 성장성이 탄탄해 휴대폰의 약점을 보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유악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2016년이면 반도체 매출이 487억달러를 기록해 현재 세계 1위인 인텔을 따라잡을 것으로 보인다”며 “휴대폰에 비해 이익이 안정적이며 마케팅 비용도 적은 반도체 부문의 가치가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가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던 2010~2014년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평균 12배였다”며 “10배에 못 미치는 현재의 PER을 감안하면 여전히 주가가 싸다”고 덧붙였다.어규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적자를 면치 못했던 비메모리 반도체가 곧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며 목표주가를 180만원으로 제시했다.
신중론도 나온다. 분기 영업이익이 8조~9조원이던 시절에도 넘기 힘들었던 주가 150만원의 벽을 5조원대인 지금 넘어갈 수 있겠느냐는 논리다. 유의형 동부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6의 시장 반응이 좋다고 해도 예전과 같은 이익을 가져다주긴 어렵다”며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액면분할 기대감도 ‘솔솔’액면분할 여부도 향후 삼성전자의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액면가는 주당 5000원으로 500원으로 분할하게 되면 주가가 15만원 선까지 낮아진다. 대신 유통 주식 수가 10배로 늘어나 개인 투자자들도 사고팔기가 수월해진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한국판 다우지수인 KTOP30지수의 윤곽이 드러나는 6월 말 전에 액면분할 여부를 결정할 것을 삼성전자에 촉구하고 있다. KTOP30지수는 업종별 대표주들의 주가 수준을 보여준다. 편입종목 주가를 평균해 산출한다. 이 때문에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인 종목만 지수에 집어넣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1위 종목이지만 같은 업종의 SK하이닉스(4만6250원) LG전자(6만100원) LG디스플레이(3만2800원)에 비해 주가가 20~40배가량 높다. 액면분할 없이는 지수 편입이 어려운 상황이란 게 금융위원회의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액면분할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고 있으나 이에 따른 파장 등 고려할 것도 많아 쉽게 결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송형석/허란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