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유동성 위기 몰린 코스모그룹, 지주사·주력 계열사 매각 '특단조치'

사모펀드 SG-케이스톤과 협상
▶마켓인사이트 3월19일 오후 4시34분

유동성 위기에 몰린 코스모그룹이 지주사 코스모앤컴퍼니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코스모앤컴퍼니는 코스모화학, 코스모신소재(옛 새한미디어) 등 유가증권 상장사를 거느리고 있다. 그룹을 정상화하기 위해 지주사 경영권을 내놓는 ‘특단의 대책’이란 평가다.◆950억원에 지주사·주력 계열사 매각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스모그룹은 그룹 지주사인 코스모앤컴퍼니 경영권을 팔기로 하고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SG PE-케이스톤파트너스 컨소시엄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SG-케이스톤 컨소시엄이 코스모앤컴퍼니가 발행하는 전환사채(CB) 300억원어치를 인수하고 4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증자와 CB의 보통주 전환이 이뤄지면 SG-케이스톤 컨소시엄은 코스모앤컴퍼니 지분 100%를 확보하게 된다.

SG-케이스톤 컨소시엄은 또 지주사 산하 상장사인 코스모화학의 지분 34.48%를 약 250억원에 사들일 계획이다.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과 코스모앤컴퍼니가 보유한 지분 11.58%와 22.9%를 합친 경영권 지분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허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포기하고 코스모앤컴퍼니의 CB 발행과 유상증자를 통해 회사 정상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두 회사를 사들이는 데 드는 비용은 총 950억원이다. 허 회장은 SG-케이스톤 컨소시엄이 코스모그룹을 인수하기 위해 조성하는 펀드에 약 35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GS그룹 지주사인 GS 지분 2.11%(시가 약 800억원어치)를 갖고 있는 허 회장은 투자자를 모집하기 위해 보유 지분 300억원어치를 담보로 제공할 계획이다. 대신 일정 기간 후 정해진 가격에 회사를 되살 수 있는 콜옵션을 받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코스모앤컴퍼니는 코스모화학과 코스모신소재를 비롯해 코스모건설, 마루망코리아 등 9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코스모앤컴퍼니를 매각하면 사실상 코스모그룹 대부분을 팔게 되는 셈이다.

◆허경수 회장, 다시 살 수 있는 ‘콜옵션’

1981년 설립된 정산실업이 모체인 코스모그룹은 GS그룹의 방계사다. 허경수 회장은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이다.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코스모그룹은 알짜회사로 꼽혔다. 주력 계열사인 코스모화학은 2차전지에 사용되는 화학소재 이산화티타늄을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회사로, 2010년에는 순이익이 310억원에 달했다. 옛 새한미디어를 인수하는 등 2010년 이후 사업을 신소재, 유통업 등으로 확대하면서 그룹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2010년 11월 1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코스모신소재는 2012년 150억원의 적자를 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