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태 "소리·진동을 몸짓으로 보여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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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무용 '12메가헤르츠' '그레잉' 무대 서는 이선태 씨“LDP(Laboratory Dance Project)무용단이 15년간 이어져올 수 있었던 것은 민주적인 운영 방식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LDP에선 신작 안무자를 정할 때 단원들의 지원을 받습니다. 지원자가 안무 콘셉트에 대해 프레젠테이션 한 뒤, 단원들이 안무자를 투표하죠. 작품에도 단원 개개인의 의견이 적극 반영돼요. LDP가 항상 실험적인 무대를 꾸밀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최근 만난 현대무용수 이선태 씨(28·사진)는 자신이 속한 LDP무용단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 무용수들이 2001년 창단한 LDP무용단은 재기발랄한 아이디어와 역동적인 몸짓, 무용수들의 뚜렷한 개성을 무기로 현대무용계를 이끌고 있는 젊은 무용단체다.LDP무용단은 다음달 4, 5일 LG아트센터에서 신작 ‘12메가헤르츠’(김판선 안무)와 ‘그레잉’(신창호 안무)을 무대에 올린다. 이씨는 두 공연에 무용수로 참여한다.
“‘12메가헤르츠’는 소리, 파장, 진동을 다룬 작품이에요. 12명의 무용수가 주파수가 돼 여러 가지 파장을 표현합니다. 소리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거예요.”
두 번째 작품 ‘그레잉’은 나이듦에 대해 이야기한다. “노화라는 게 삶의 끝을 향해 가는 게 아니라 죽음을 통해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순환의 과정임을 표현했습니다. 어르신들이 흥에 겨울 때 나오는 몸짓이 이번 작품에 녹아 있습니다.”이씨는 2013년 케이블 채널의 춤 경연 프로그램인 ‘댄싱9’ 시즌1에 출연해 인기를 끌었다. 184㎝의 큰 키에 곧게 뻗은 발목, 잘 빠진 다리…. 무용수로서 최상의 신체 조건을 바탕으로 펼친 역동적인 동작은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방송 출연 후 달라진 점이 있을까.
“방송에 나가기 전에 저는 우물 안 개구리였어요. 댄싱9을 통해 대중이 어디에 관심을 갖는지 알게 됐습니다. 현대무용은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싶어요. 쉬운 주제의 작품활동을 하면서 대중에게 현대무용을 알리는 무용극을 무대에 올리는 게 목표입니다.” 3만~5만원. (02)2005-0114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