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희 대한미용사회중앙회장 인터뷰 "사비 털어 회장단 초청…보여주니 믿더군요"

미래를 여는 창조 아이콘 MICE산업

'미용 올림픽' 한국 개최 이끈 최영희 대한미용사회중앙회장

내년 3월 OMC 헤어월드
18년 만에 또 다시 유치…70개국 미용사 1만2천여명 방한
관광 등 경제효과만 3000억원…"K뷰티 아름다움 보여줄 것"
“전국 100만 이·미용인 선후배들이 모두 힘을 모아 거둔 값진 기회인 만큼 해외 내방객들이 대한민국의 아름다움에 취할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지난달 ‘세계 미용계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OMC(Organization Mondiale Coiffure) 헤어월드 2016’ 국내 유치를 확정지은 최영희 대한미용사회중앙회장(사진)은 22일 상기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OMC 헤어월드’는 지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제35회 대회를 연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 경쟁 페스티벌로 경연대회와 함께 전시, 컨벤션 등을 격년제로 여는 MICE(국제회의·관광·컨벤션·전시회) 행사다. 우여곡절 끝에 행사를 유치한 한국은 1998년에 이어 대회를 두 차 례 여는 아시아 최초의 국가가 됐다.“‘OMC 헤어월드’ 유치는 협회 회원들과의 약속일 뿐만 아니라 경제적 효과로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경기장을 짓고 도로를 닦아야 하는 스포츠 올림픽과 달리 미(美)를 주제로 기술과 창의성을 겨루는 국제대회를 한국에 유치한다면 이미 아시아 정상급 전시장과 MICE 인프라를 갖춘 내수시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세계 미용계 오피니언 리더들이 한국을 너무 모른다는 것. K팝처럼 미디어와 결합한 우수 콘텐츠는 접해봤지만 유럽이 초강세인 이미용업계 관계자들에게 한국은 여전히 1998년 대회 때 방문했던 개발도상국에 불과했다.

“처음 총회에서 국내 개최 의사를 밝혔을 때 ‘한국에 프랑크푸르트나 밀라노처럼 대형 행사장이 있긴 하느냐’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당시 회장을 맡고 있던 스리랑카와 중국, 이탈리아 등이 이미 유치 의사를 밝힌 상태여서 뒤늦게 유치 경쟁에 뛰어든 한국은 여러모로 상황이 좋지 않았죠.”
최영희 대한미용사회중앙회장(가운데)이 지난해 5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헤어월드 2014’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대한미용사회중앙회 제공
단비가 돼준 것은 ‘오송국제 바이오엑스포’였다. 개최지 결정 최종 프레젠테이션을 3개월여 남겨둔 시점에서 대한민국 뷰티산업의 위상과 가능성, 전시컨벤션 분야에 국내 인프라 등을 확인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최 회장은 사비를 털어 살바토레 포데라 회장을 비롯한 세계미용연합회 수뇌부와 이사국 임원 등을 한국으로 초청, 행사장을 보여주고 강력한 중앙회의 결속력을 확인시켰다.또 회장단이 묶을 숙소와 교통편은 물론 좋아하는 음식과 생수 브랜드, 좋아하는 향과 컬러 등 방한단 개개인의 A부터 Z까지를 빈틈 없이 챙기면서 신뢰를 쌓았다. 방한단의 출국 예정일 아침, 뜻밖의 전화를 받은 최 회장은 기회가 왔다고 직감했다. 포데라 회장이 헤어월드 개최 예정지에 가봤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혀온 것. 다음날 전격적으로 경기 고양시 킨텍스 현장 답사가 이뤄졌고 회장단은 첨단 기술과 쾌적한 부대시설 등을 자랑하는 국제전시장에 크게 만족했다.

최 회장은 평소 꼼꼼하기로 유명하다. 이런 성격과 특유의 친화력이 유치 경쟁에 종지부를 찍은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내년 3월이면 전 세계 미용계 오피니언 리더들이 한국을 찾는다. 협회와 경기도관광공사에 따르면 대회 개최뿐 아니라 관광과 쇼핑, 문화활동 등을 통해 얻어질 직간접 경제유발 효과는 3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최 회장은 “아리랑, 한글, 태권도 등 고유한 우리 문화의 특징은 선하고 의롭고 아름답다는 것”이라며 “세계 미용계가 한국을 찾는 만큼 ‘K-크리에이티브’의 중심인 이·미용산업의 우수성을 알리고 대한민국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널리 전파해 관광 활성화와 국가 브랜드 홍보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정우·김형호 기자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