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社 1병영] "전차 조종 체험…장병들 어려움 실감했다"

에이알텍-102기갑여단
"회사 키워 함께 일하고 싶어"
이성민 대표(가운데)가 102기갑여단 33전차대대 연병장에서 K-1 전차를 탑승해 훈련을 체험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신원 여단장. 102기갑여단 제공
“비키세요. 미숙한 운전자니까 위험합니다.”

지난 20일 오전 11시50분 강원 속초시 고성군 102 기갑여단 33 전차대대 연병장. 지난해 9월 이 부대와 1사1병영 자매결연 협약을 맺은 뒤 6개월 만에 다시 찾은 이성민 에이알텍·제트에이치티 대표가 K-1 전차의 시동을 걸자 박신원 여단장(준장·학군 24기)이 주변 사람들에게 경고했다.여단장과 전차장으로부터 요령을 배웠지만 첫 조종수 체험에 나선 이 대표의 얼굴에는 긴장과 불안이 교차했다. 그는 불과 10분 전 부대 탄약고 주변을 한 바퀴 도는 탑승 체험을 할 때만 해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이 대표는 약 5분간 연병장을 50m가량 전후진한 뒤 전차에서 내렸다. “정신이 사나울 정도로 소음이 컸어요. 핸들은 물론 변속기, 각종 페달 등이 생각보다 훨씬 빡빡했습니다. 가속페달을 힘껏 밟았는데도 잘 나가지 않더라고요. 장병들이 25억원짜리 전차를 고속으로 몰며 훈련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했습니다.”

이날 이 대표는 부대에 위문금을 전달하고 부대는 이 대표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박 여단장은 “102 기갑여단 출신 인재들이 장차 에이알텍에서 공헌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며 “조만간 부대에서 삼겹살 파티를 열려고 하니 또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민간인으로선 생각조차 못한 전차 조종 기회까지 줘 고맙다”며 “회사를 더욱 키워 102 기갑여단 용사와 함께 일하고 싶다”고 화답했다.이 대표는 호주 시드니대 변호사 과정과 영국 사법연수원 석사과정(LLM)을 졸업했다. 호주에서 일한 뒤 귀국해 광장 등 법무법인에서 근무했다. 2011년 광통신 및 방산업체인 에이알텍을 인수한 후 2013년 세계 최초로 ‘40Gbps 80km CFP 광트랜시버’(광통신 시스템의 핵심 모듈)를 개발· 양산한 데 이어 ‘100Gbps 80km CFP 광트랜시버’ 개발에도 성공하며 중국 통신 장비 시장에 진출했다. 2014년 광통신 사업과 방산 사업을 분리해 에이알텍과 제트에이치티로 경영하고 있다. 이 대표는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부문의 경쟁력을 키워 기술력 중심의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속초=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