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IIB 참여 결정] 중국, 亞 경제주도권 강화…ADB·세계은행 '대항마'로

AIIB 왜 창설하나
한국이 26일 참여를 결정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은 중국이 주도하는 첫 국제금융기구다.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기존의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세계은행(WB), 국제통화기금(IMF)의 대항마 성격이 짙다.

AIIB는 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동남아시아 순방 때 처음으로 제안했다. 아시아 지역 개발도상국들의 사회기반시설 자금을 지원하자는 취지였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베이징에서 AIIB 설립을 공식 선언했다. 당시 인도, 싱가포르, 태국, 파키스탄 등 21개국이 예정창립회원국으로 참여했다.올 들어 지지부진하던 회원국 모집은 지난 12일 다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영국이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주요 7개국(G7) 중 처음으로 AIIB 가입을 결정한 것.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룩셈부르크 등 유럽 국가들의 가입 신청이 잇따랐다. AIIB의 초기 자본금은 500억달러로 앞으로 1000억달러까지 늘릴 예정이다. 본부는 베이징에 두기로 했다.

중국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경제적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해 AIIB 창설을 추진하고 있다. 막대한 자금력으로 동남아, 서남아의 저개발국 등에 철도 항공 등 기반시설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 일본은 자국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두 나라가 공동 최대 출자국(15.6%)으로 참여해 만든 ADB의 위상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AIIB는 또 최근 중국의 성장전략과 직결돼 있다.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육해상 실크로드’를 지원하는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육해상 실크로드는 중국의 중서부 지역과 인접 국가를 하나로 묶어 경제적인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정책이다.중국은 AIIB에서의 영향력 기준인 지분율은 국가별 국내총생산(GDP)을 주요 변수로 산정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현재 논의되는 방안은 아시아 회원국이 총 지분의 75%를 GDP에 비례해 나눠 갖고, 나머지 25%는 아시아 이외 회원국이 갖는 식이다. 이 방법대로라면 중국은 30% 안팎의 지분을 갖게 된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