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서울모터쇼 (하)] 아직도 '국내용' 모터쇼?…일부 수입차·타이어업체 외면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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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모터쇼 놓치면 안될 '키플레이어' 누구···관전 포인트 미리보기
(중) 완성차-수입차, 모터쇼서 마케팅 승부···업체별 전략은?
(하) 일부 수입차·타이어 업체 안간다…서울모터쇼 향후 과제는
[ 김정훈/김근희 기자 ] 서울모터쇼는 세계자동차산업연합회(OICA)가 공인한 한국의 대표적인 모터쇼다. 그러나 세계적인 모터쇼로 이름을 올리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수입차 업체들은 비용 부담이 크고 홍보 효과가 적다는 이유로 참가를 꺼리기도 한다. 국내 자동차 산업계의 축제가 돼야 할 행사에 크고 작은 잡음도 생긴다. ◆ 볼보·크라이슬러·람보르기니 불참…아직도 외면받는 모터쇼
지난 17일 이탈리아 슈퍼카 업체 람보르기니는 돌연 서울모터쇼 불참을 통보했다. 본사가 지원을 해주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대신 같은 달 열리는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는 참가한다.람보르기니 외에도 볼보와 FCA(옛 크라이슬러) 등 일부 수입차 업체들은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볼보코리아 관계자는 "본사의 글로벌 정책상 대륙별로 1개의 모터쇼만 참가하기로 했다"면서 "모터쇼보다는 좀더 소비자들에게 가까이 찾아가는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도 서울모터쇼에는 바퀴가 빠졌다.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가 참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한국타이어는 서울모터쇼에 1999년, 금호타이어는 1999년과 2011년 두 차례 참가한 바 있다. 넥센타이어는 국내에서 열린 모터쇼에 참가한 적이 없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해외 매출이 80%를 차지하기 때문에 국내에선 모터쇼 참가가 마케팅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국내에서는 소비자들이 직접 제품을 접할 수 있는 체험 마케팅 위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월드 프리미어로 내세울 만한 신차는 여전히 부족하다. 올해 행사에서도 월드 프리미어 출품작은 일부 완성차에만 국한된다. 경차 스파크 후속과 몇몇 콘셉트카 정도.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선 찾아보기 어렵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아시아 시장에선 비슷한 시기 열리는 베이징 모터쇼나 상하이 모터쇼의 효과가 크기 때문에 글로벌 업체들은 중국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공개하려 한다"고 귀띔했다.◆ 서울모터쇼만의 색깔 필요…경쟁력 찾아야파리 모터쇼, 제네바 모터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등 해외 유명 모터쇼에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비슷한 시기 열리는 상하이 모터쇼에는 참가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서울모터쇼에서는 CEO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일부 완성차와 수입차 한국법인 대표들의 참석이 전부다. 국내 행사에 그친다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업체들은 서울모터쇼가 비용 대비 효과가 적은 모터쇼라고 평가한다. 중국이나 일본보다 시장 규모가 작은 데다 서울모터쇼의 위상도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수입차 점유율이 OECD 국가 중 가장 낮다"면서 "시장 자체도 중국에 비해 작은데 다가 국산차 점유율이 높기 때문에 수입차 업체들이 모터쇼에 투자할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업체들이 모터쇼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임대료, 부스 설치비, 인건비 등 많게는 수십억원을 써야 한다. 막대한 비용이 드는 만큼 기왕이면 마케팅 효과가 더 큰 모터쇼에 투자를 희망한다. 시장 규모와 인지도가 낮은 서울모터쇼가 국제적인 모터쇼에 밀릴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서울모터쇼 조직위와 참가 업체들 간의 스킨십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호근 교수는 "외국같은 경우 모터쇼 조직위가 모터쇼가 열리기 전부터 상시 활동을 하는 반면, 서울모터쇼 조직위는 모터쇼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는 존재감이 미약하다"고 꼬집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월드프리미어나 CEO 방문의 경우 최소한 1년 전부터 조직위에서 공을 들여야 가능한 일"이라며 "업체 CEO들과 정기 모임을 갖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업계에선 서울모터쇼가 이같은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서울모터쇼만의 색깔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다른 모터쇼와 차별화 한 특징으로 업체들의 마음을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최근 서울모터쇼 조직위는 이러한 지적을 달게받고 이번 행사에선 세계 유명 자동차 디자이너를 초청, 강연을 진행한다. 또 '모델쇼'라고 불렸던 오명을 씻기 위해 각 업체들에게 도우미의 복장에 대한 협조를 부탁했다. 혼다코리아를 비롯한 일부 업체들은 레이싱 모델 대신 자동차를 설명하는 큐레이터를 각 부스에 배치한다.
한경닷컴 김정훈/김근희 기자 lennon@hankyung.com
(중) 완성차-수입차, 모터쇼서 마케팅 승부···업체별 전략은?
(하) 일부 수입차·타이어 업체 안간다…서울모터쇼 향후 과제는
[ 김정훈/김근희 기자 ] 서울모터쇼는 세계자동차산업연합회(OICA)가 공인한 한국의 대표적인 모터쇼다. 그러나 세계적인 모터쇼로 이름을 올리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수입차 업체들은 비용 부담이 크고 홍보 효과가 적다는 이유로 참가를 꺼리기도 한다. 국내 자동차 산업계의 축제가 돼야 할 행사에 크고 작은 잡음도 생긴다. ◆ 볼보·크라이슬러·람보르기니 불참…아직도 외면받는 모터쇼
지난 17일 이탈리아 슈퍼카 업체 람보르기니는 돌연 서울모터쇼 불참을 통보했다. 본사가 지원을 해주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대신 같은 달 열리는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는 참가한다.람보르기니 외에도 볼보와 FCA(옛 크라이슬러) 등 일부 수입차 업체들은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볼보코리아 관계자는 "본사의 글로벌 정책상 대륙별로 1개의 모터쇼만 참가하기로 했다"면서 "모터쇼보다는 좀더 소비자들에게 가까이 찾아가는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도 서울모터쇼에는 바퀴가 빠졌다.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가 참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한국타이어는 서울모터쇼에 1999년, 금호타이어는 1999년과 2011년 두 차례 참가한 바 있다. 넥센타이어는 국내에서 열린 모터쇼에 참가한 적이 없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해외 매출이 80%를 차지하기 때문에 국내에선 모터쇼 참가가 마케팅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국내에서는 소비자들이 직접 제품을 접할 수 있는 체험 마케팅 위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월드 프리미어로 내세울 만한 신차는 여전히 부족하다. 올해 행사에서도 월드 프리미어 출품작은 일부 완성차에만 국한된다. 경차 스파크 후속과 몇몇 콘셉트카 정도.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선 찾아보기 어렵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아시아 시장에선 비슷한 시기 열리는 베이징 모터쇼나 상하이 모터쇼의 효과가 크기 때문에 글로벌 업체들은 중국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공개하려 한다"고 귀띔했다.◆ 서울모터쇼만의 색깔 필요…경쟁력 찾아야파리 모터쇼, 제네바 모터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등 해외 유명 모터쇼에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비슷한 시기 열리는 상하이 모터쇼에는 참가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서울모터쇼에서는 CEO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일부 완성차와 수입차 한국법인 대표들의 참석이 전부다. 국내 행사에 그친다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업체들은 서울모터쇼가 비용 대비 효과가 적은 모터쇼라고 평가한다. 중국이나 일본보다 시장 규모가 작은 데다 서울모터쇼의 위상도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수입차 점유율이 OECD 국가 중 가장 낮다"면서 "시장 자체도 중국에 비해 작은데 다가 국산차 점유율이 높기 때문에 수입차 업체들이 모터쇼에 투자할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업체들이 모터쇼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임대료, 부스 설치비, 인건비 등 많게는 수십억원을 써야 한다. 막대한 비용이 드는 만큼 기왕이면 마케팅 효과가 더 큰 모터쇼에 투자를 희망한다. 시장 규모와 인지도가 낮은 서울모터쇼가 국제적인 모터쇼에 밀릴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서울모터쇼 조직위와 참가 업체들 간의 스킨십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호근 교수는 "외국같은 경우 모터쇼 조직위가 모터쇼가 열리기 전부터 상시 활동을 하는 반면, 서울모터쇼 조직위는 모터쇼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는 존재감이 미약하다"고 꼬집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월드프리미어나 CEO 방문의 경우 최소한 1년 전부터 조직위에서 공을 들여야 가능한 일"이라며 "업체 CEO들과 정기 모임을 갖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업계에선 서울모터쇼가 이같은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서울모터쇼만의 색깔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다른 모터쇼와 차별화 한 특징으로 업체들의 마음을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최근 서울모터쇼 조직위는 이러한 지적을 달게받고 이번 행사에선 세계 유명 자동차 디자이너를 초청, 강연을 진행한다. 또 '모델쇼'라고 불렸던 오명을 씻기 위해 각 업체들에게 도우미의 복장에 대한 협조를 부탁했다. 혼다코리아를 비롯한 일부 업체들은 레이싱 모델 대신 자동차를 설명하는 큐레이터를 각 부스에 배치한다.
한경닷컴 김정훈/김근희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