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중국 정부와 짝퉁 단속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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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확대도 어려운데 가짜 스마트폰·헤드셋까지 극성LG전자가 중국 모조(짝퉁) 스마트폰 대응에 적극 나선다. 중국에서 G3 등 짝퉁 제품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다. 중국산 짝퉁폰은 LG전자는 물론 삼성전자 애플 등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겪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다. 그중에서도 삼성전자의 피해가 가장 크다. 중국 짝퉁폰 4대 가운데 3대가 삼성전자 제품이다. 그러나 한국 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보며 속앓이만 해왔다. 공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은 LG전자가 처음이다.
G3 짝퉁폰 10만원에 팔려
바이두·타오바오 등서 불법광고…삼성·애플 등도 전전긍긍
○바이두 등에 버젓이 광고LG전자는 29일 브랜드 기술 디자인 지식재산권을 고의 침해한 사례에 강경 대응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네이버’로 불리는 온라인 사이트 바이두, 타오바오 등 해당 사이트에 판매 금지를 요청하고 중국 사법당국과 공조해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들 사이트에선 중국산 저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메모리 배터리 등 모조 부품으로 조립한 G3 짝퉁폰이 국내 정품 출고가(79만9700원)의 8분의 1 수준인 약 1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정품 추가 배터리와 제품 인증서도 준다고 버젓이 광고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박상봉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 고객지원담당은 “G3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서 ‘최고 스마트폰’상을 받는 등 세계적으로 유명해지자 짝퉁폰 판매가 늘었다”며 “선량한 소비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불법 행위 근절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LG전자가 공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은 짝퉁 제품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어서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블루투스 헤드셋인 LG톤플러스 등 액세서리 짝퉁 제품까지 나돌고 있다. 짝퉁폰 탓에 해외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작년 G3의 성공으로 스마트폰 사업에서 자신감을 되찾은 LG전자는 해외 시장 확대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선진국 고급형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른 가운데 중국은 고급형 시장의 성장 여력이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시장 가운데 하나다. LG전자가 중국에서 시장 확대에 주력하는 이유다.
○삼성도 연간 4조원 넘게 피해
삼성전자와 애플 등도 중국 짝퉁 스마트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인터넷정보센터(CNNIC) 등에 따르면 중국 짝퉁폰의 약 75%가 삼성전자 제품이다. 짝퉁폰 대량 유통으로 인한 삼성전자의 피해액은 연간 4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이란 추정이다.그러나 삼성전자 애플 등은 짝퉁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하는 데 조심스럽다. 자칫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려 정품 판매와 관련한 정책에까지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해서다. 중국은 자국 업체가 해외 특허를 무단 사용하는 것에 관대한 편이다. 이 덕분에 샤오미는 휴대폰 특허 개수가 턱없이 부족함에도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게다가 짝퉁은 중국업체인 화웨이조차 언급하기 어려워 할 정도로 중국 정부가 매우 민감해 하는 문제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