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지도 바꾸는 호남 KTX
입력
수정
지면A2
광주서 아침 먹고, 서울 와서 일 보고…다시 광주서 점심
하루 68회 운행·요금 4만6800원
무릎 여유공간 넓어지고 무선인터넷 속도 10배 빨라져
광주송정역 일대 땅값 두배 '쑥'
수도권과 경쟁해야 하는 유통·의료업계 직격탄 우려

○서울~광주 1시간33분

운행 횟수는 주말 기준으로 상·하행 합쳐 하루 68회다. 운임은 고속철도 운행 구간(오송~광주송정)이 늘면서 용산~광주송정 기준으로 종전 3만8600원에서 4만6800원으로 오른다.호남고속철 개통으로 기존 버스·항공 수요가 KTX로 상당히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서울~광주 구간 항공 이용객 100명 중 54명이, 고속버스 이용객 100명 중 38명이 기차를 이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부고속철 개통으로 2007년 부산~대구 하늘길을 닫은 바 있는 항공업계와 버스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한국공항공사와 항공사들은 이미 광주 등 전국 5개 내륙 도시와 김포를 오가는 주중 일부 항공편에 대해 파격 할인에 나섰다.
강영일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은 “앞으로 철도가 기존의 고속버스와 항공편을 상당 부분 대체할 것”이라며 “경부고속철 분기점인 오송역 주변은 충청지역 발전의 발화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빨대효과’ 우려 vs 지역발전 기회광주시민들은 호남고속철 종착역(1단계)인 광주송정역에 지상 11층 규모의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서면 광주의 변두리 지역인 송정역 일대 개발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광주송정역 인근 땅값과 아파트 가격은 5년 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호남고속철은 KTX산천과 마찬가지로 1편성이 10량이다. 하지만 좌석 수는 KTX산천의 363석보다 47석 많은 410석이다. KTX산천과 가장 많이 다른 점은 좌석 공간이다. 좌석 간 간격을 약 2㎝씩 줄여 좌석 수를 기존 KTX산천에 비해 객실당 네 개 늘렸지만, 앞좌석 받침대 구조를 변경해 무릎 여유 공간은 14.3㎝에서 20㎝로 늘어났다.
비즈니스 환경도 크게 개선됐다. 좌석마다 전원 콘센트가 있고, 4G(4세대) 모뎀 설치로 무선인터넷 속도는 10배가량 향상됐다. 가족 승객들은 좌석을 회전시켜 마주 보고 여행할 수 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