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집요해진 '기술의 혼다' 전설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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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of the month - 혼다 뉴 레전드
국내서 4년 만에 선보인 대형 세단
더 작고 더 강한 엔진으로 날렵해져
4륜 정밀조향 기술…주행 재미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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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자동차에서 함께하기 힘든 개념들이다. 하지만 좋은 차들은 양립 불가능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빨리 달리면서도 탑승객을 충격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해야 한다. 환경 규제에 따라 엔진은 작아지더라도 출력은 더 세지도록 요구받는다. 대형 세단이라면 중후한 품격이 우선이나 때로는 경쾌한 몸놀림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명차’라는 수식어가 붙는다.혼다를 대표하는 대형 세단 ‘뉴 레전드’는 명차 반열에 오르기 위해 온 힘을 쏟았다. 안전하게 빨리 달릴 수 있게 설계됐고, 엔진은 이전보다 작아졌지만 더 많은 출력을 뿜어낸다. 차체 길이가 5m에 달할 정도로 몸집이 크지만 코너에서의 움직임은 맹수처럼 민첩하다. 대립하는 개념들이 한데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것, 이게 바로 혼다만의 기술이다.
혼다 뉴 레전드는 혼다 기술의 총체라고 할 수 있다. 치열한 대형 세단 시장, 그보다 더 치열한 고급 대형 세단 시장에서 혼다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혼다코리아가 자신있게 올해 처음 출시하는 차량으로 뉴 레전드를 선택한 이유다. 2011년 국내에서 판매가 중단된 지 4년 만이다.
레전드는 1985년 처음 등장한 1세대 이후 30년간 5세대에 걸쳐 담금질을 했다. ‘기술의 혼다’라고 불릴 정도로 집요하게 기술 개발에 매달리는 회사의 플래그십(기함) 세단답게 강도에 신경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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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도서관이라고 착각할 정도의 정숙성을 보이다 음악을 틀면 고급 크렐(Krell) 오디오 덕에 훌륭한 콘서트홀로 바뀐다.레전드의 새로운 모델은 그야말로 첫 등장부터 역사가 된다. 동시에 미래 자동차 기술 발전 방향도 제시한다. 기술로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가진 특권이다. 이제 그 특권을 맛볼 차례다. 이름부터 전설인, 혼다 뉴 레전드의 힘찬 질주가 시작됐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