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예금 느는데 금리는 우울…'외화표시펀드' 첫 출시

번거로운 환전 절차 없이 '외화'로 펀드를 사거나 환매할 수 있는 외화표시펀드가 새롭게 나왔다.

달러화 등 외화 보유자들의 투자 욕구를 충족시키고, 펀드로의 자금 유입을 확대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에게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를 주고 펀드 투자 선택권을 확대할 수 있도록 최초의 '외화표시 기준가격 공모펀드'가 미래에셋자산운용을 통해 출시됐다.

기존에는 사모형태의 외화표시펀드가 일부 존재했지만 공모펀드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래에셋운용에 이어 오는 5월과 6월에는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에서도 외화표시펀드가 나올 예정이다.

금투협은 "그동안 외화 관련 투자 수단이 외화예금 등 일부로 한정되다보니 외화 보유자들의 투자 욕구를 채우지 못했다"며 "해외 선진 시장의 경우 다양한 통화로 매매할 수 있는 인프라가 제공되고 있어 국내 펀드 시장도 이에 맞춘 국제화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실제 지난 2월말 기준으로 국내 거주자의 외화 예금 보유 규모는 637억1000만 달러(한화 약 64조원)에 달하지만 주요 10개 은행의 외화 예금 평균 금리는 0.77%에 불과하다.

외화표시펀드는 환전 절차 없이 외화로 펀드를 매수․환매하고 기준가격이 외화로 표시되는 펀드. 외화보유자는 가입을 원하는 펀드의 매매 통화와 동일한 외화를 보유한 경우 환전 없이 그대로 펀드에 가입할 수 있다.

환전 없이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할 수 있어 비용 절감은 물론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 또 기준 가격이 외화로 표시되기 때문에 통화 전환으로 인한 수익률 착시 현상도 없다.금투협은 전자공시시스템(http://dis.kofia.or.kr)에서 외화표시펀드의 기준가격과 수익률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외화자금을 펀드를 통해 투자함으로써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펀드시장으로의 자금유입도 늘 수 있어 펀드 시장 활력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