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티몬, 글로벌 사모펀드 KKR에 팔린다
입력
수정
지면A23
5년 전 500만원으로 창업한 벤처, 7000억 '황금티켓'으로▶마켓인사이트 3월30일 오후 4시41분
KKR - 앵커파트너스 컨소시엄
티몬 지분 51%…3500억에 인수
그루폰, 1년 만에 2배 차익 볼 듯
한국계 조셉 배·안상균 '딜' 주도
세계적 사모펀드(PEF)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티켓몬스터를 3500억원 상당에 인수한다. 티켓몬스터는 쿠팡, 위메프에 이어 국내 2위 소셜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로 2011년 미국 리빙소셜에 매각된 뒤 2014년 추가 인수합병(M&A)을 거쳐 글로벌 1위 소셜커머스 업체인 그루폰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로써 신현성 대표가 2010년 단돈 500만원으로 창업한 벤처기업은 이제 글로벌 ‘빅3’ 사모펀드를 새로운 주인으로 맞이하게 됐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KR은 홍콩 사모펀드인 앵커파트너스와 공동으로 그루폰이 보유한 티켓몬스터 지분 51%를 인수하기로 하고 막바지 세부 협상을 진행 중이다. 그루폰은 티켓몬스터 기업가치를 7000억여원으로 인정받아 그중 절반 정도의 금액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그루폰이 티켓몬스터 지분 100%를 2750억원에 인수한 점에 비춰볼 때 그루폰은 100%에 육박하는 차익을 얻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티켓몬스터의 기업가치를 10억달러로 추산했다. 2013년 매출은 1148억원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가 국내 벤처업계에 적잖은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KKR 같은 글로벌 투자 전문회사가 처음으로 국내 벤처기업을 인수하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옥션(2001년, 이베이 인수), 잡코리아(2005년, 몬스터월드와이드), 테터앤컴퍼니(2008년, 구글), G마켓(2008년, 이베이) 등이 해외에 팔리긴 했지만 인수자는 동종 업계 글로벌 기업이었다. 벤처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벤처캐피털(VC)과 사모펀드 업계에 한국계가 여럿 포진해 있다”며 “국내 벤처 창업의 자금 회수 경로가 다양해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KR에선 아시아 대표이자 KKR 이사회의 핵심 멤버인 조셉 배(사진)가 이번 거래에서 산파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앵커의 창업자 역시 골드만삭스PIA 출신인 안상균 대표다.티켓몬스터 인수전에는 KKR과 앵커를 비롯해 칼라일,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실버레이크 등 국내외 PEF 운용사와 LG유플러스, CJ오쇼핑 등 유통 부문 강화를 노리는 국내 대기업이 경쟁을 벌였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