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고 있는 달러로 펀드 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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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달러투자 상품원화 대신 달러 등 외화로만 투자할 수 있는 금융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해외여행과 유학 수요로 늘어난 개인들의 보유 외화를 유치하기 위해서다. 국내 거주자의 외화예금은 2011년 말 299억달러였지만 지난달 637억달러로 4년여 만에 두 배 넘게 증가했다.
미래에셋, 美채권펀드 선보여
환전 필요 없이 달러로 매매
强달러 유지 땐 환차익도 가능
자산가, 달러 RP·역외펀드 선호
◆공모형 달러표시펀드 첫선미래에셋자산운용은 달러로 직접 투자하는 외화표시펀드 ‘미국채권펀드(USD)’를 30일 출시했다. KDB대우증권과 우리은행 창구에서 판매한다.
미래에셋의 미국채권펀드는 기준가격을 외화(달러)로 표시하는 국내 첫 공모펀드다. 별도의 환전 절차 없이 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달러로 매수하고 환매 후에도 원금과 수익금을 달러로 받는다. 총보수는 연 0.7%(C클래스 기준)다. 김진하 미래에셋운용 상무는 “미국의 단기 국채 및 적정 등급 이상 회사채에만 투자하기 때문에 안정적”이라며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후에도 연 1.2~1.3%의 수익을 내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오는 5월 달러표시펀드인 ‘미국뱅크론펀드’를 내놓는다. 미국의 변동금리형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방식이어서 미국 정책금리가 상승하면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6월께 ‘미국달러 단기채권형 펀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도 외화표시펀드 출시를 검토 중이다. 신동준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지원부장은 “외화표시펀드의 경우 기준가격 자체가 외화로 표시되기 때문에 수익률의 착시가 없고 환전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외화 RP·역외펀드도 ‘관심’
증권사들은 달러로 투자하는 환매조건부채권(RP)과 역외펀드 판매도 확대하고 있다. 달러 RP는 신용등급 ‘AA’ 이상의 외화표시채권 위주로 투자하는 상품으로, 원금손실 위험이 낮다. 하루만 맡겨도 일정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수시형과 1주일~1년간 예치하는 고금리 확정기간형으로 구분된다. 1년 동안 맡겨봤자 연 0.5~0.6%만 지급하는 외화예금에 비해 0.3~0.4%포인트의 이자를 더 주면서 달러 RP의 유입액이 늘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향후 달러가치가 강세를 띨 것으로 보는 거액 자산가들은 역외펀드를 많이 찾고 있다. 역외펀드는 룩셈부르크 등 해외에 설정돼 국내법 적용을 받지 않는 주식·채권형 펀드다. 한국투자증권의 한 PB는 “국내에서 설정된 해외펀드와 달리 환매할 때만 세금을 내면 되기 때문에 절세 측면에서 역외펀드가 유리하다”며 “환헤지를 하지 않는 게 기본이어서 환율이 오르면 고스란히 추가 수익을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일부 보험사는 달러로 보험료를 받고 노후 연금을 달러로 지급하는 외화 연금보험도 취급하고 있다. 일반 저축성 보험처럼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이 있다.
조재길/안상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