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국내 최대 부실채권 투자사 유암코 경영권 판다

6개 주주은행 지분 52% 매각
점유율 높아 매각 흥행 가능성
▶마켓인사이트 4월5일 오후5시34분

국내 최대 부실채권(NPL) 투자회사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일부 지분을 팔려던 당초 계획을 바꿔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했다. 국내에 남은 마지막 대형 NPL 투자사가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됐다.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기업·우리·농협 등 6개 유암코 주주 은행들은 이번주 초 실무자 회의를 통해 유암코 지분 52% 안팎을 팔기로 합의했다. 유암코는 국민·신한·하나·기업은행이 각각 17.5%, 우리·농협은행이 15%씩, 총 100% 지분을 갖고 있다. 6개 은행이 지분 8%씩 48%만 남기고 나머지를 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유암코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게 늘어난 은행권 부실채권을 처리하기 위해 2009년 6개 은행이 출자해 설립했다. 2019년까지 한시 조직으로 운영하는 대신 특정 회사 지분 15% 이상을 보유하면 자회사로 편입토록 한 은행법 적용을 유예받았다.

지난해 말 JP모간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매각작업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매각 대상은 지분 20% 안팎일 것으로 예상됐다. 6개 은행의 개별 지분을 15% 밑으로 떨어뜨려 은행법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였다.하지만 매각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소수지분 대신 경영권을 파는 것으로 논의가 확대됐다. NPL 매각자(은행)와 매수자(은행이 대주주인 유암코)가 사실상 동일한 지배구조여서 이해상충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고려됐다.

유암코는 국내 NPL 시장점유율이 40~50%에 달하는 1위 회사다. 금융권 관계자는 “유암코의 경영권을 매각하면 대형 은행과의 지분관계에 힘입은 독과점적인 지위를 벗어나게 된다”며 “경쟁이 보다 활발해져 국내 NPL시장이 독자적인 금융시장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NPL 투자사 가운데 유암코는 국내 시장의 마지막 매물이다. 업계 2위인 우리F&I(현 대신F&I)는 지난해 대신증권에 팔렸다.우리F&I 인수전에 참여했던 IMM 프라이빗에쿼티(PE), KKR 등 대형 PEF와 대신증권의 인수를 지켜봐야 했던 한국금융지주, 메리츠금융그룹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