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수질관리 '스마트 시스템' 나왔다

수자원공사, 대구·경북 세계 물포럼 앞두고 공개

수도관 이상땐 즉시 보고…자동으로 수도요금도 측정
경북 고령군 시범 도입…누수 감소, 연 2억 절감
오는 12일부터 6일간 대구·경북 지역에서 열리는 ‘2015 세계 물포럼’ 개막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세계 각국의 물 정책과 신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어 ‘물 올림픽’으로 불리는 이 행사 개막식에는 국내외 주요 인사 18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행사 기간 중 세계 170여개국 정부·기업·학계 관계자 등 1만7000여명이 행사장을 찾을 것으로 대구경북세계물포럼조직위원회는 전망했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세계 물포럼 개막에 앞서 경북 안동댐 인근에 조성한 세계 물포럼 기념센터를 10일 정식 개관, 한국의 첨단 물관리 기술 알리기에 나선다.그 첫 작업이 상수도 시스템에 정보기술(IT)을 접목, 수질과 누수를 실시간 감시하는 ‘스마트 물관리 시스템’ 도입이다. 수자원공사는 지난달 경북 고령군에서 이 시스템 가동에 들어갔다. 낙동강 상수원에서 취수한 뒤 정수 과정을 거쳐 각 가정에 공급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IT를 응용해 자동 관리할 수 있다. 고령군 다산공단과 개진공단 내 5개 아파트 및 마을 배수지 등 147곳을 대상으로, 투자비 5억원을 들여 각종 센서 등을 설치했다.

수도관에 이상이 생기면 관리단 중앙제어실 전면 스크린에 적신호가 바로 켜진다. 시스템이 수도관 압력이 갑자기 떨어지는 지역을 찾아, 기동반 요원들의 스마트폰으로 통보한다. 예전엔 주민 신고에 의존해 육안으로 확인해야만 했던 누수 및 수도관 파열 사고를 상황실에서 파악할 수 있다.

실시간 수질 관리도 가능해졌다. 종전엔 ‘물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들어올 때까지 수질 이상을 발견하지 못하는 사례가 잦았다. 스마트 물관리 시스템이 도입되면 상수도 공급 단계마다 관로에 초소형 센서를 달아 실시간으로 수질을 측정할 수 있다. 수도요금 계측도 자동으로 할 수 있다.수자원공사가 고령군에 시범 도입한 시스템의 성과를 분석한 결과 이곳에서만 누수율을 3%가량 줄여 연간 물 17만t, 금액으론 2억원 정도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주택의 수도관 파열 등으로 물이 샐 경우 주민들이 원인도 모르고 수도요금 폭탄을 맞기도 했다”며 “스마트 시스템이 도입되면 요금 폭탄 사례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물 이용자들이 휴대폰으로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애플리케이션도 만들었다.

수자원공사는 12일부터 대구와 경주 등에서 열리는 세계 물포럼 행사에 이 같은 성과를 전시할 예정이다. 세계 물포럼은 세계물위원회가 3년마다 ‘세계 물의 날’(3월22일)을 전후해 여는 국제 행사다. 이번 제7차 세계 물포럼은 ‘우리의 미래를 위한 물(Water for Our Future)’이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