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세일도 모자라 '출장 세일' 나선 백화점

롯데백화점, 봄 세일 기간에 강남 SETEC까지 나와
가전·의류 등 80% 행사…"불황에 매출 부진 만회"
롯데백화점은 서울 대치동 SETEC 제3 전시관에서 파격 할인가를 앞세운 ‘블랙 쇼핑데이’ 행사를 10~12일, 17~19일 두 차례 연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5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모습. 한경DB
롯데백화점은 봄 세일 기간 중인 10~12일과 17~19일 ‘블랙 쇼핑데이’라는 이름의 할인 행사를 연다. 장소는 롯데백화점 점포가 아닌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SETEC 제3 전시관이다. 3300㎡(1000평) 크기 행사장에 150억원어치 물량을 준비했다.

백화점 업계가 봄 상품 재고 처리를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봄 세일 기간에 백화점 외부에 대규모 할인 판매장을 마련해 초특가 행사를 여는 ‘출장 세일’까지 동원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블랙 쇼핑데이’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해오던 ‘블랙 프라이데이’와 성격이 비슷하다. 협력사 재고 소진을 돕기 위한 행사라는 점이 그렇다. 그러나 이번에 장소를 SETEC으로 정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이완신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은 “이번 주말 SETEC에서 웨딩박람회가 열려 방문객이 많을 것”이라며 “강남 지역이라서 실적도 평소보다 잘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10~12일 1차 행사는 ‘리빙&푸드 페어’로 진행된다. 삼성·LG전자, 에이스, 템퍼, 로얄 알버트, 휘슬러 등 유명 가전·가구·주방 브랜드를 최대 80% 할인한다. 행사 초반 고객 몰이를 위해 ‘르크루제 원형 무쇠냄비’(23만5000원·30개 한정), ‘WMF 퍼펙트 프로 압력솥’(23만9000원·100개 한정) 등 주방식기 및 소형 가전도 최대 60% 저렴하게 내놓는다. 17~19일의 2차 행사(패션 팩토리)는 해외명품, 잡화, 골프·스포츠·아웃도어 등 패션상품으로 구성된다. 해외 직수입 의류, 핸드백, 액세서리 등을 최대 50% 싸게 판다.현대백화점도 이번 주말 100억원 규모의 대형 할인 행사를 연다. 역시 협력사의 재고 소진을 돕는 게 목적이다.

권태진 현대백화점 마케팅팀장은 “저온 현상이 지속돼 협력사들의 봄 재고 처리가 원활하지 않아 지원 사격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목동점은 10~12일 ‘LF 종합대전’을 연다. 남성 여성 잡화 등 LF 10여개 브랜드의 봄·여름 옷을 최대 50% 저렴하게 판매한다. 무역센터점은 10~16일 60억원 규모의 ‘프리미엄 골프 대전’을 진행한다.파리게이츠, 쉐르보, 핑, 블랙&화이트 등 10여개 브랜드의 이월 상품을 30~70% 싸게 판다. 압구정본점은 에트로, 아르마니꼴레지오니, 미쏘니 등 해외 유명 패션브랜드 이월상품을 선보인다.

백화점 업계가 정기세일 기간에 백화점 외에서 별도의 대형 할인 행사까지 여는 것은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롯데·현대·신세계 등 백화점 빅3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0.8~1.3% 감소했다. 이번 봄 정기세일의 첫 주말이었던 지난 3~5일 3사의 매출 증가율도 2~3%대(기존점 기준)에 그쳤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