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HOT 문화현장] 뮤지컬 '난쟁이들' 외

공연

뮤지컬 ‘난쟁이들’
동화 속 공주와 왕자의 캐릭터를 비틀어 환상과 허영을 쫓는 세태를 풍자하는 성인용 동화다. 신데렐라 인어공주 등 친숙한 동화 속 인물을 총동원해 ‘백설공주’의 후일담을 자유분방한 상상력으로 풀어낸다. 영상을 활용해 그림책을 넘기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구성과 수시로 키가 커졌다 작아지는 난쟁이의 모습을 보여주는 연출 등은 재치있고 참신하다. 하지만 수시로 욕설을 퍼붓거나 섹스에 집착하는 공주 캐릭터 등 기존 통념을 뒤집는 발상 자체는 그다지 새롭지 않다. 오는 26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퓨전 마당극 ‘아빠 철들이기’
‘심청전’을 배경으로 당차고 야무진 소녀가장 심청과 날이면 날마다 사고를 치고 들어오는 철부지 아버지 심학규가 보여주는 애증의 부녀 관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김명곤 전 문화부 장관의 ‘철없는’ 연기가 일품이다. ‘홍길동전’ ‘흥부전’ ‘별주부전’에서 뛰쳐나온 주인공들도 각자의 개성을 드러낸다. 부녀에게 시련을 안겨주는 배경이 되는 화려한 수도 한양의 모습은 노래와 소품으로 적절히 묘사된다. 오는 19일까지, 국립극장 KB청소년 하늘극장.

전시추억이 있는 풍경

추상과 구상, 음과 양, 동·서양의 화법이 동시에 녹아 있는 독특한 하모니즘 미학을 보여주는 서양화가 송인헌 씨의 개인전이다. 송씨는 지나간 시간의 흔적이나 젊은 시절 추억에 대한 아쉬움을 구상과 추상의 형태로 한 화면에 담아낸다. 현실에선 설명할 수 없는 추상의 세계를 ‘음’, 눈으로 보이는 구상의 세계를 ‘양’으로 설정해 상반된 세계를 응축해낸다. 현대인의 일상 이미지와 색면이 합쳐지며 생기는 아름다운 조화미가 특징. 조각보에서 영감을 받아 ‘컬러의 들판’을 형상화한다는 작가의 작품은 관람객을 순순한 사유와 명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기 위해 나이프를 이용해 물감을 겹겹이 쌓아 올려 작업한 근작 40점을 걸었다. 오는 17일까지 서울 광화문 조선일보미술관. (02)724-6328영화

화장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작품. 명필름의 창립 20주년 기념작으로 세계 유수 영화제에 초청받았다. 암으로 죽어가는 아내를 돌보면서도 젊은 여직원에게 품은 욕망을 버리지 못하는 중년 남성의 심리를 그렸다. 삶과 죽음을 통찰하는 주제의식은 좋으나 다소 지루하다. 안성기, 김규리, 김호정이 출연했다.

김경갑/유재혁/송태형/고재연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