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현대·기아차, 미·유럽·중국 판매 '순풍'

저금리 할부 등 마케팅 성과
판매 증가율 시장평균 웃돌아
현대·기아자동차의 지난달 유럽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6.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에선 9.5%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달 중국·미국·유럽 등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이 일제히 호조세를 보인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시장 평균을 웃도는 판매 증가율을 나타냈다. 국내에선 수입차에 시장을 계속 뺏기고 있지만 해외에선 선전하고 있다.

10일 KB투자증권이 유럽자동차산업협회 등의 집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독일·영국 등 서유럽 15개국에서 5만779대를 판매했다. 작년 3월보다 판매량이 19.9% 늘었다. 기아차는 12.8% 증가한 3만9923대를 팔았다. 두 회사 합계는 9만702대로 유럽 시장 점유율은 작년 3월보다 0.3%포인트 높아진 5.9%를 나타냈다.지난달 유럽 자동차 시장 전체 판매량은 154만여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9% 커졌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남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위축돼 있던 유럽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부터 유럽중앙은행(ECB)과 각국의 양적 완화 등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12년 12월 점유율 7%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점유율이 내려갔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6월 현대차 유럽법인 마케팅총괄 부사장이 회사를 떠났고 지난 8일에는 김형정 미주실장(상무)이 유럽법인장으로 가는 등 판매 회복을 위한 인사 조치가 이어졌다.

신정관 KB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현대·기아차가 미국에서처럼 유럽에서도 인센티브와 저금리 할부 등 공격적인 영업으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며 “시장 회복기에 적합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미국에서도 시장 평균(5.6%)을 두 배 가까이 웃도는 9.9%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중국에선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한 16만1553대를 팔았다. 현대차가 10만2552대(7.9% 증가), 기아차가 5만9001대(12.4%)를 판매했다.

중국 시장 전체 판매량은 187만대로 9% 커졌다. 폭스바겐이 29만대(0.9% 증가), 제너럴모터스(GM)가 22만대(12.6% 증가) 판매하는 등 폭스바겐 GM 현대·기아차의 3강 구도가 지속됐다. 세계 1위 도요타는 지난달 중국에서 판매량이 21.9% 줄어드는 수모를 당했다.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라브4의 노후화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는 인도와 러시아, 브라질 등 다른 주력 시장에서도 판매 증가율이 시장 평균을 웃돌았다. 인도에선 3만9525대, 점유율 16.5%로 마루티스즈키에 이어 2위 자리를 확고히 했다. 러시아에선 전체 시장 판매량이 42.5% 폭락한 가운데 23.7% 감소한 2만6022대를 팔았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