뻑뻑하고 흐릿해진 눈…난시와 근시 동시에 잡으세요

이준혁 기자의 생생헬스 - 안정성 높은 '슈퍼세이브 시력교정술'

난시 교정 후 근시 해결하는 패키지 시력교정 국내 도입
각막 손상 최대 40% 줄여
안구건조·고도근시 환자도 부작용 적어 수술 가능
안과 전문의가 난시와 근시를 동시에 교정할 수 있고 부작용도 적은 ‘슈퍼세이브 시력교정술’을 시술하고 있다. 온누리스마일안과 제공
20년 전만 해도 눈이 나쁘면 안경을 쓰거나 콘택트렌즈를 끼는 것밖에 해결책이 없었다. 1990년대 중반 레이저로 각막(눈의 가장 바깥 부분으로 빛이 제일 먼저 통과하는 조직)을 깎아 시력을 교정하는 수술법이 개발된 뒤 지금은 한 해 20만명이 넘는 사람이 시력교정술을 받고 있다. 라식과 라섹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라식·라섹 수술은 각막을 깎는 과정에서 안구건조증이나 혼탁(각막에 흠집이 생겨 안개가 낀 것처럼 사물이 흐리게 보이는 증상)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는 게 흠이다. 사물이 겹쳐 보이는 난시가 있으면 아예 시술 자체가 안 된다.최근 라식·라섹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난시와 근시를 동시에 치료하는 ‘슈퍼세이브 시력교정술(SSVC)’이 국내 대학병원과 전문병원 등에 도입돼 주목받고 있다.
난시 치료한 뒤 시력교정

바로 앞 글씨가 흐릿하게 보이거나 시계를 봤을 때 특정 각도의 분침·초침이 더 진하게 보인다면 난시를 의심해볼 수 있다. 난시를 겪는 사람들은 거리와 상관없이 사물이 겹쳐 보이고 두통이나 어지러움을 자주 느낀다. 난시를 해결하기 위해 라식·라섹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지만 실제 시술을 받는 사람은 극히 제한적이다. 근시만 있을 때보다 각막을 깎는 양이 20~30% 정도 늘어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수술 후에도 난시가 남아 안경을 다시 쓰는 일이 적지 않다.

하지만 ‘슈퍼세이브 시력교정술’은 레이저로 각막을 깎는 방식이 아닌 간단한 수술적 처치로 먼저 난시를 해결한 뒤 라식·라섹 등으로 시력을 교정할 수 있다. 이른바 난시교정술과 레이저 시력교정술을 결합한 방식이다. 정영택 온누리스마일안과 원장은 “슈퍼세이브 시력교정술은 난시와 근시를 함께 치료할 수 있다”며 “각막의 인장력(잡아당기는 힘)을 이용한 난시교정술로 난시를 먼저 교정한 뒤 남은 근시를 레이저 시력교정술로 해결하는 패키지 치료”라고 설명했다.

안정성·편의성 함께 높여
먼저 1단계 치료인 난시 교정을 위해 2.8~5.7㎜의 미세 칼로 각막 주변부를 살짝 절개한다. 각막이 가로로 찌그러져 있으면 위아래 부위로, 세로로 찌그러진 경우엔 좌우측을 절개해 각막 모양을 지탱하는 힘(인장력)을 조절한 뒤 타원형을 원형으로 조정해 난시를 해결한다. 대한안과학회에 발표된 임상결과에 따르면 환자의 85%가 안경 없이 생활할 수 있는 난시 1.0디옵터 이내로 교정돼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단계 치료인 근시 교정은 통상 난시 교정 후 4주 정도 지나 라식·라섹·스마일 수술(엑시머레이저 사용하지 않고 각막절편을 만들지 않는 방법)을 받으면 완료된다. 시력 교정을 위해 렌즈 삽입술도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렌즈 삽입술을 시행하고 각막 상태가 안정되면 2주 뒤 난시 교정을 한다. 슈퍼세이브 시력 교정술로 난시와 근시를 함께 해결할 경우 수술 후 각막의 안정성이 높고 환자에게 훨씬 편안한 시야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정 원장은 “기존 라식·라섹처럼 레이저로만 깎아 난시와 근시를 교정하는 것보다 각막 깎는 양을 10~40%까지 줄일 수 있다”며 “수술 후 각막확장증 등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적고, 각막 신경 손상 역시 줄어 안구 건조증이나 빛번짐 없는 편안한 시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다만 난시와 근시를 두 단계로 거쳐 치료하는 것이 다소 번거로울 수 있는 게 흠”이라고 덧붙였다.

각막 손상 최소화최근에는 1단계 치료인 난시교정술에 이어 2단계 근시교정술로 ‘스마일 시력교정술’이 주목받고 있다. 스마일은 ‘최소 절개 각막실질 추출술(SMall Incision Lenticule Extraction)’의 약자로, 201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국내 일부 개인병원이 이를 시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굴절레이저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라식과 스마일의 시력 교정 효과는 같고 부작용은 스마일이 적었다. 라식·라섹과는 다른 특수 레이저를 각막 부위에 쏜다. 이 레이저는 각막 표면, 보우만막(각막조직)을 그대로 통과해 수술 부위인 ‘각막 실질’만 깎는다. 각막 표면을 2㎜ 정도 절개한 뒤 이를 통해 깎아낸 각막 실질을 빼내면 수술은 끝난다. 각막 표면의 절개 부위(2㎜)는 하루 정도면 아물기 때문에 수술 다음날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안압상승·안구건조·빛번짐 등 부작용 위험이 적고 각막이 얇거나 고도근시 환자, 안구건조증이 심한 사람도 수술받을 수 있다.

도움말=정영택 온누리스마일안과 원장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