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유럽 달군 '글로벌 유동성' 아시아로…한·중·일 '동반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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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권 뚫은 증시

한국 펀드 환매벽 돌파…“악재가 안보인다”

펀드 환매가 집중됐던 2050~2060선을 완전히 벗어났다는 점도 청신호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세상승에 대한 확신이 강해진 만큼 일찍 이익을 실현한 펀드 투자자들이 다시 주식시장으로 되돌아올 것”으로 내다봤다.여기에 달러화 강세 기조 둔화, 상장사 실적 개선 등이 가세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안정은 지난 2월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만 4조7674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인 외국인의 발걸음을 한층 가볍게 할 전망이다. 환차손에 대한 우려가 줄어든 만큼 보다 공격적으로 주식을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주가가 싸다는 점도 한국 증시의 강점으로 꼽힌다. 코스피는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로 인도(3.1배) 중국(2.4배) 일본(1.8배)보다 낮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최근 코스피지수가 올랐다고는 하지만 경쟁국에 비해선 주가가 싸고 상장사 실적 면에서도 주변국에 밀리지 않는다”며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외면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중국 상하이종합지수 7년 만에 4000 넘어
상하이종합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4000선을 넘어선 것은 2008년 3월12일(4070.12) 이후 처음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올 들어서만 24.7% 올랐다. 세계 주요국 증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작년에도 50%가량 상승했다.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6.8~7.0%로 작년 4분기(7.3%)보다 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상하이종합지수는 올 들어 줄곧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 그러나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달 초 기준금리를 인하한 직후부터 다시 상승 랠리를 시작했다. 저금리와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투자처를 잃은 시중 자금이 증시로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다.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올 들어 중국에선 하루 평균 10만개의 신규 주식 계좌가 개설되고 있다.
일본 닛케이 15년 만에 장중 20,000 ‘터치’
닛케이225지수는 10일 전날 미 증시 상승 영향 등으로 개장 직후 20,006.00까지 치솟았다. 2000년 4월12일 이후 장중 최고치다. 하지만 장후반 들어 차익실현 매물이 늘어나면서 전일보다 0.15% 내린 19,907.63에 장을 마쳤다.
닛케이225지수는 최근 3개월 동안 16.5% 올랐다. 아베 2차 내각 출범 이후 더 뚜렷해진 엔화 약세가 강세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2012년 12월 이후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 40% 이상 하락해 달러당 120엔 근처에서 움직이고 있다.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2015회계연도(2015년 4월~2016년 3월) 닛케이225지수 편입 종목의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는 1400엔으로 전년 대비 15%가량 증가할 전망이다.외국인 수급도 원활하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3월30일~4월3일) 외국인 순매수는 4453억엔으로 주간 기준 연중 최대를 기록했다. 일본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오른 만큼 일시적인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송형석/윤정현 기자/베이징=김동윤 특파원/도쿄=서정환 특파원 click@hankyung.com/oasis93@hankyung.com/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