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이공계생 기초학력 수준 높이려면 "고교 때 '대학 과목 선이수' 도입할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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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입 제도가 바뀌면서 수학, 과학 등 기초 과목에서 고등학교와 대학 간 교육 내용의 수준차가 커지고 있다. 주요 대학이 최근 신입생의 기초과목 적응을 돕기 위해 수준별 수업을 도입하는 이유다. 하지만 기초과학 수준이 떨어지는 모든 학생을 챙기기에는 역부족이다.1970년대까지 160학점대이던 대학 졸업 이수학점은 최근 130~140학점으로 줄었다. 전공 필수를 가르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무작정 기초과목 수업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대학 졸업 이수 학점 확대 등 대학 교육 개편을 근본적인 해법으로 제시했다. 한국공학한림원 응답자 59.6%, 50대 기업 인사담당 임원 44.2%, 이공계 대학 교수 36.8%가 ‘대학 졸업 이수학점 대폭 확대’를 첫 번째 대안으로 꼽았다. 응답자 중 상당수 교수(25.3%)와 인사 담당 임원(25%)은 ‘교양 수업을 대폭 줄이는 대신 기초 교육 강화’를 택했다. 교수 응답자 가운데 12.7%는 ‘이공계 대학 과정 5년 확대’를 제안하기도 했다.
대입 제도를 다양화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고교생이 대학의 수학·과학 과목을 미리 듣고(대학 과목 선이수제도·advanced placement) 이 결과를 입시에 반영하는 제도 도입을 대안으로 꼽았다. 50대 기업 조사에서 가장 많은 30.9%의 응답자가 ‘AP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공학한림원 응답자의 27.3%, 교수의 26.7%도 AP 도입을 지지했다. 대학이 자유롭게 인재를 뽑을 수 있도록 ‘본고사 허용’을 꼽은 응답자도 많았다. 공학한림원 응답자의 36.4%, 교수의 28.2%가 본고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정부도 대학의 학생 선발권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일 열린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수능이 안정적 난이도를 유지한다는 전제로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대학이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자율권을 갖는 방안도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대학과목 先이수제(AP)
advanced placement. 대학 과정을 고등학교에서 미리 듣는 제도를 뜻한다. 고등학생들이 자신의 능력을 감안해 선택할 수 있다. 1955년 AP가 처음 시작된 미국에서는 대학이 고교생이 이수한 AP 학점을 인정하며, 입시에도 이를 반영한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